2천년대 복음화를 지향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신자 재교육’에 관한 문제다.
신자 재교육이란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을 성숙시키고 교리지식을 넓혀 참다
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복음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된다.(평신
도 교령 28항 참조) 이러한 신자 재교육으로 교구차원에서 교리신학원 신앙학
교 사회교리학교 구역·반장 교육 복음화학교 사목위원 연수 등이 마련돼 있
고 본당에서는 전례주기에 따른 신앙강좌 연례피정 노인대학 견진교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각 신심단체가 실시하는 피정이나 성령세미나 성서공부
등도 재교육에 해당된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재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효과 면에서는 긍정
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교구 정귀호(심곡본당 주임)신부는 교구
대의원회의를 위한 ‘열린 마당’에서 “올바르고 성숙한 신앙생활을 위해서
재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동안의 교회교육은 이제 여러 면에서 한
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일선 사목자들은 “교리교육은 무엇보다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체험케
하는 산 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신자들은 ‘생활 속에서 자신과
사회를 어떻게 성화할 것인가’라는 실천적인 면에서 도움을 바라고 있으나 실
현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면 기존의 신자 재교육이 문제가 되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이
분야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예비신자 교리 이후의 단계별 재교육 프로그램 부족
교리방법론의 빈약 교리교사 또는 지도자의 전문성 결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대교구 ㅊ신부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의 교육이 대개 일시적이거나 일
회적일 뿐 아니라 수많은 신자들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주입식으로 지식의
전달에만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자들의 신앙성숙도가 다르고 사회·경제·교육적 배경에 따라 다
양한 계층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령 또는 직책·직능별로 특화된 교
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다양한 신앙강좌나 교육이 주관하는 주체에 따
라 산만하게 구성돼 있고 교육간 연계성이나 체계가 거의 없어 재교육의 효율
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하여 신자들의 관심이나 참여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이 여러 교육을 이수하면서도 신앙이 해이해지고 사도직에 대한 열정을
보이지 못하는 것도 어느 한 편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얽혀있
는 것으로 지적된다.
□대안은 무엇인가
그러나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신자들의 관심과
흥미에 맞는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청·장년 신앙학교 주부·노인대학 등 연령별 계층별로 구체
적인 대상에 따른 재교육 프로그램을 충분히 개발해 신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선택해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천교구 기획국장 이용길 신부는 지난 3월 교구 대의원회의 중앙위원연수
에서 “평생 신자교육의 개념 아래 단계별 재교육 프로그램의 체계를 수립하고
사목영역별 심화교육 등 다양한 교육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청파동본당 추교윤 신부도 “신자 재교육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
근하되 체계적이고 통합된 형태로 개발·관리돼야 한다”며 “평신도 교육에
관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
적했다.(‘사목’ 96년도 7월호 참조)
‘신앙의 위기’라고 불리는 오늘의 상황에서 무엇보다 신자 재교육이 효율
성을 얻으려면 교육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런 사도직 활동
을 수행할 교리교사 및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각 계층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하기 위한 전문교육기관과 평
신도 지도자 양성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 일선 사목자와 일반 신자들의
지적이다.【서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