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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 -⑥ 이근창씨(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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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장정리. 눈길 닿는 곳은 모두 논과 밭인 농촌마을. 무 르익은 봄의 적막함이 푸른 평야에 가득하다. 여느 시골과 다르지 않은 풍경.
고집스럽게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이근창(42·리노·인천교구 강화본당) 씨는 오늘도 오이를 키우는 비닐 하우스에 독성이 강한 살충제 대신 나무진을
태워 거른 목초액을 살포한다. 벌레퇴치를 위해 물엿과 흑설탕을 발효시켜 만든
추출액을 담은 플라스틱 병을 달아놓은 것도 이채롭다.

영양제도 화학비료가 아닌 쑥과 오이순 흑설탕 등을 섞어 만든 유기질 비료 나 당귀 계피 마늘 막걸리 등을 섞어 발효시킨 한방영양제를 사용해 유기농에
들이는 이씨의 정성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또 벼농사에는 나무를 태워 숯가루 를 논에 뿌리는 ‘활성탄 농법’을 도입했다.

이씨가 유기농법을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77년부터 농사를 짓다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7년 동안 우유배달업으로 ‘외도’를 했던 이씨였다.

돈벌이에는 장사가 더 쉬운 줄 알면서도 농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씨는 논과 밭에 제초제와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택했다. ‘미친 짓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나만 고생하는 것 아닌가’라는
고민도 했지만 “농약과 비료에 의존해 땅심을 끝없이 앗아가는 관행농법은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첫 해에는 작황이 다른 농가에 절반도 되지 않았죠.” 이씨는 그동안 화학 비료를 많이 써 이미 죽어버린 땅의 지력을 살려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 다.
“농약과 화학비료가 땅과 하천은 물론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 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여전히 유기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의 가격
차이만을 주목하는 것도 문제죠.”
97년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인천교구본부 설립과 함께 생산자위원장을 맡아
유기농법 보급에 앞장섰던 이씨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는 관행농법은 땅을
더욱 황폐화시킬 뿐”이라며 “흙을 사랑하고 흙에 뿌리를 박고 살 각오가 되 어 있어야 진짜 농사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지난 2월 유기농에 뜻을 같이 하는 최부순씨 등과 함께 ‘강화도
환경농업회’를 설립 올해부터 논농사를 오리농법으로 짓기로 하였다.
땅을 살리는 농업 생명의 식탁을 차릴 수 있는 농산물 살맛 나는 농촌문화 의 밝은 전망을 믿는 이씨의 유기농 실험은 이 봄과 함께 또 시작됐다.
【강화=서영호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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