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평화방송 TV가 첫 방송을 낸 것이 95년 3월이니까 올해로 네살이 조금 넘
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의 목소리가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바꾸는데 과연
얼마나 힘이 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낸 느낌이다. 얄팍
한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세간의 풍토 속에서 ‘평화방송의 무게’를 가늠하
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년간의 짧은 제작경험은 평화방송 TV 직원들에게 한가지 확신을
심어주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는 ‘복음’이었다. 영상은 항상 현장의
그림과 소리만을 대상으로 삼기에 TV 종사자들 또한 언제나 그 현장에서 현재
형으로 살아간다. 빈민촌의 천막 섬마을의 공소 가망 없는 환자들의 병실을 찾
아다니고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잊혀진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이 변화시킨 삶터와 이 소식을 끝없이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 복음의 정신 아래 펼쳐지는 정의와 평화를 향한 노력
들을 체험했고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고도 복음에 겨워 늘 기쁨에
차 있는 이들을 지켜보았다. 복음을 살아가는 곳 그 현장에서는 언제나 변화의
소용돌이가 멈추지 않았다.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들이 이 기쁜 소식을 근간으로
하는 한 세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확인한 순간들이었다.
삶과 죽음을 넘어 모든 것을 올곧게 바로잡아온 힘 그래서 구원의 소식일 수밖
에 없는 그 힘의 정체를 알아버린 것이다. 그러니 복음을 전하는 우리 같은 사
람들 만큼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을 가진 이들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어쩌면
우리는 벌써부터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세상을 바꿔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내로라 하는 지상파 TV방송국들도 프로그램을 줄이는
판국이지만 평화방송 TV 제작진은 오히려 더 많은 선교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
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복음을 전하는 일을 그래서 세상을 달라지게 하는 일
을 늦출 수 없는 까닭이다.
이쯤에서 글머리에 던진 물음을 지워야 할 것 같다. 평화방송 TV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변화하는 세
상의 모습을 조급함 없이 지켜보는 중이다.
【변승우 (TV 본부 편성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