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쿠레슈티(루마니아)=외신종합】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간의 오랜 갈등을
치유하고자 루마니아 방문 길에 오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8일 루마니아 부
쿠레슈티에서 테오치스트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와 함께 나토의 유고 공습 중
단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에 서명했다.
1054년 가톨릭에서 그리스 정교회가 분리된 이후 갈등을 겪어 온 두 종교의
최고 지도자들이 화해의 손을 잡고 유고 평화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기
념비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황은 이에 앞서 7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항에 도착 에밀 콘스탄티네스
쿠 루마니아 대통령과 테오치스트 총대주교의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이 자리에
서 “이번 방문이 지난 50여년 동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간에 얼룩진 상처
와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상호협력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그리스 정교회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각 나라와 유럽 대
륙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며 종
파를 초월한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촉구했다.
86번째 해외방문인 교황의 이번 루마니아 방문은 1054년 그리스도교 대분열
이후 1000여년만에 이뤄진 그리스 정교회 국가 방문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루마니아는 2200만 인구 중 87가 그리스 정교회 신자인 전형적인 정교
회 국가다. 루마니아 공산정권은 지난 1948년 가톨릭에 대한 탄압의 일환으로
2500여개에 달하는 가톨릭교회 소유권을 그리스 정교회에 강제 이양하면서 끊
임없는 종교분쟁에 시달려왔다.
라두 바실레 루마니아 총리는 “교황 방문은 루마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 유럽연합(EU)에 조기 가입하지 못한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 역사적
인 쾌거”라며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간의 화해와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