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사목일기는 신자들의 고민과 애환을 또 한편으로는 신자들의 고마움을 다
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특수사목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직장
사목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직장 교우들의 모습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직장사목부의 배려에 감사하던 모습들(우리는 당연히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한
것뿐인데) 또 미사가방을 들고 가면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들면서 “신부님 이렇
게 혼자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라며 미안해 하던 모습(미안해 해야 할 일도 아
닌데) 그리고 또 한편으로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희 직장에 오시어 미
사를 집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박수를 쳐주던 모습들. 그러나 미사를 드리
고 박수를 받을 때면 왠지 직업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럴 때마다
교우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이것이 저희 직장사목부의 일입니다. 여러분이 자주
불러주셔야 저희는 일을 합니다. 여러분이 저희를 불러주지 않으면 저희는 놀고
먹게 됩니다”라면서 말을 하곤 했지만….
직장 교우들을 방문할 때면 “저희들은 모임이 잘 안되어서…”라고 부담스러
워 하면서도 막상 방문해 보면 기대 이상의 교우들이 모여 반겨주고 또 잘하려는
의지를 불태우던 모습 그리고 방문을 마치고 나올 때면 문 앞까지 나와 큰절을
하면서(너무나 쑥스러운 순간 연배로 보면 오히려 내가 인사를 해야 할텐데) “신
부님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며 차를 잡아주던 모습. 이 모든 모습이 내
게는 또다른 체험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이 땅에 살고 있는 교우들은 그들이 어떤 상황에 있든지 대충하
려는 사람보다는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 설사 그 수효가
적다고 하더라도 그 적은 수의 열심을 보아서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
리라 믿는다.
“주여 노여워 마십시오. 한번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열 사람밖에 안
되어도 되겠습니까?…그 열 사람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다”(창세 18 32). 아
브라함이 아무리 빌어 보았지만 의인 열 사람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는 벌을 받
고 말았다. 그렇기에 드러내지 않고 곳곳에서 묵묵히 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의 모습 안에서 우리는 희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있는 한 하
느님께서는 틀림없이 우리에게 큰 은총으로 갚아 주실 것이다. 그 날이 빨리 왔으
면….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외쳐 본다.
“주님 감사합니다. 우리 교우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소서.”
“당신께서 원하시는 정의와 평화가 넘쳐 흐르게 하소서. 아멘.”
유철 신부(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