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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만난 사람] 마산 서정홍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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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분명하게 걸어가자.’ 우리농촌살리기운동 마산본부 서정홍(42·안젤로)사무국장이 부인 한경옥(40· 안젤라) 큰아들 영교(17·요한) 작은아들 인교(16·마르티노)와 가족회의를 거쳐
지난 96년 결정한 가훈이다.
남을 짓밟고 혼자 앞서가지 말고 함께 간다는 의미를 지닌 이 가훈을 정하기
위해 서씨는 며칠전부터 가족들에게 공모(?)했다. 2시간의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동 안 영교는 ‘빨리빨리’에 익숙해 있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여유있는
마음이라며 천천히 갈 것을 주장했다. 여기에 서 국장이 무슨 일이든 원칙을 지켜 간다는 뜻이 담긴 ‘분명하게’를 첨가할 것을 제안하자 모두가 찬성했다.
가족들은 이 가훈을 몹시 좋아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마음을 느긋이 갖 고 모든 문제를 온 가족이 힘을 합쳐 해결해 가면서 ‘천천히’의 위력을 새삼 실 감했기 때문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른 가정운영. 서 국장이 가정을 이끌어가는 방침이다. 가족간 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생활중에 생기는 갈등을 해소해간 다. 또 각자의 입장을 설명하고 서로의 뜻을 알 수 있을 때까지 토론을 계속한다.
일하는 아버지를 위한 자녀교육 지침서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 요’(보리)를 펴내 가정화목과 자녀교육에 있어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서 국장은 ‘강요하지 않는 자녀교육’이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다고 생각 한다.
“자녀들에게 사랑은 주되 부모의 생각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점차 심각해져
가는 청소년 문제 역시 사랑보다는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요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함께 해야한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한 번 은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 인교가 어려운 한자를 들고 와 물었다. 서 국장은 가물 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창피한 생각에 어떻게든 해결 해 보려던 마음을 포기하고 솔직하게 모르는 것을 시인했다. 그리고 함께 한자사 전을 찾아 부자(父子)가 궁금증을 해결했다. 아들과 배움의 즐거움을 교감한 시간 이었다.
서 국장은 요즘 사랑이 없는 강압적인 교육에 심한 반발을 느낀다. 거듭되는
교육개혁에도 근본은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 몹시 아쉽다. 그래서 올 2월 중학교 를 졸업한 큰 아들 영교가 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송마을 골짜기에 있는 ‘간디청 소년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속으로 무척 기뻤다. 한 학년이 20명 정도인 작은 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자연속에서 마음껏 세상을 배워가며 즐겁게 공부하고 있어
그는 대만족이다.
사랑이 없는 학교나 가정은 곧 감옥이라고 말하는 서씨. 그는 지식보다 도덕과
지혜를 가르치는 데 비중을 두는 가정과 학교가 늘어나야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며 그런 사회가 하루빨리 오도록 간절히 기원했다.【이주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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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199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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