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가톨릭영상의 숨결] 사제작가 사진세계-송볍섭 신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밖에서 뛰어 놀던 개구쟁이 소년들이 석양을 뒤로한 채 하루 일과의 ‘종료식’ 을 거행하듯 꼼짝 않고 서있다. 지는 해를 아쉬워 하는 동심의 세계가 손에 잡힐
것만 같다.

그런데 어디서 한번쯤 본 듯한 장면? 혹시 어릴 적 코흘리개 친구들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꿈속에서 본 것은 아닐까.
송병섭(인천 샤미나드 피정의 집 원장) 신부의 사진에는 무한한 비현실의 공간 인 꿈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흔들리고 기울어진 듯한 영상 약간 왜곡돼 보이는
화면 거친 입자 등이 꿈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꿈길’이란 제목의 그의 사진첩은 형식과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뛰어다 닐 수 있는 꿈길 그 자체다. 마을 어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낙네들 풀밭에 누 워 쳐다 본 하늘…. 흑백의 거친 입자 때문인지 약간 불안한 느낌이 들지만 일상 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장면들임에 틀림없다.

“꿈길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사물들은 모두 자유롭고 진실해서 좋아요. 가식과
체면을 던져버린 ‘진실과의 만남’에 대한 갈망이라고나 할까요. 사진에 신비주 의적 색채가 나타나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유와 진실이 좋아 꿈의 세계를
계속 좇고 있어요.”
그의 사진은 60·70년대의 일본 작가 모리야마 다미토(森山大道)의 작품 분위 기와 흡사하다. 미세한 심리적 동요와 함께 깊이를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느껴지는
독특한 앵글과 분위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앵글은 우리의 육안과 큰 차이가 난다. 지난달 영월 동강에 갔다왔 다길래 풍경사진 한 점 정도는 건졌으리라 기대했는데 내놓은 사진들은 칙칙한 풍 경을 배경으로 한 촌로(村老)의 얼굴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앵글이다.

“왜 사진을 찍느냐”는 다소 도전적인 질문에 그는 “인간을 앵글에 담다보니
인간학·사회학·미학 등을 많이 공부하게 되더라”고 대답했다. 그는 “예를 들 어 ‘숟가락’ 하나를 찍더라도 조형미보다는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밥의 의미 에 대해 질문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대 화공과를 졸업한 후 30세에 마리아회에 입회 38세에 사제품을 받 은 늦깎이 수도사제. 아이들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순수한 ‘형상언어’ 를 사진에 담으려고 노력하지만 벽에 부닥칠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사진은 메시지 전달 기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가톨릭 사진가회 회원들에게
사진으로 복음을 전파하려면 먼저 복음적인 인간이 되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야 사 람들에게 사진으로 신앙적 감동을 전할 수 있어요.”
그는 지금도 인간과 사물에 대해 지루할 정도로 긴 관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 다.【김원철 기자】

■ 약력
▲1943년 강원도 회양군 출생
▲71년 중앙대 화공과 졸업
▲동양화학 근무
▲73년 마리아회 입회
▲77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 졸업
▲80년 사제서품
▲84∼87년 미국 데이튼 대학 영성신학 과정 수료
▲89∼96년 인천 산곡동본당 주임
▲96∼현재 인천 샤미나드 피정의 집 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5-0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5

마르 1장 15절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