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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주일] 나는 이렇게 부르심에 응답했다 = 서울대교구 장강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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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은 사제나 수도자의 길을 특별한 사람들만이 걷는 것으로 여긴다.
또 특별한 체험이나 계기가 있어야만 사제나 수도자의 길을 택하는 것으로 생각한 다. 그러나 올해 사제서품 18년째를 맞는 장강택(서울대교구 봉천1동본당 주임)신 부가 부르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이런 특별함 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에게 는 주변의 환경 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는 어려서 복사를 하면서부터 학교에 다녀오면 하루 종일 성당에서 놀다시 피 했어요. 그때 우리 집이 성당 바로 건너편에 있어서 성당이 우리 집 마당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함께 어울려 노는 친구들도 거의 성당친구들이었죠.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라는 고사를 통해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알 수 있 듯이 장 신부의 어릴 적 환경이 사제가 된 그의 오늘이 있게 하였음을 그의 어린
시절 추억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장 신부가 성소에 뜻을 품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당시 의정부2동 본당에 다니던 그는 평소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사는 본당신부(고 김창석
신부)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본당신부처럼 살고 싶다는 생 각이 들었다.

성소 니 하는 것은 잘 몰랐지만 신부님께서 사시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 보 였습니다. 사제의 길을 통해 자신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자 신의 삶도 풍요하게 영위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기 때문에 당연히 신부가 되면 좋 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많은 성직자가 그렇듯이 장 신부가 사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외가가 4대째 내 려오는 신심 깊은 구교우 집안이어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이 몸에 밴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장 신부의 어머니 신영자(65·베네딕타)씨는 굳이 아들에게
신부가 되도록 권하지도 않았지만 엄격한 가정의 신앙 속에서 항상 이웃을 사랑하 며 살도록 모범을 보인 분이었다.

어머니는 굉장히 신앙이 깊으셨어요. 매일 새벽미사를 거르지 않으셨고 성당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는 분이셨지요. 제가 생각해도 지금의 저보다 믿음 이 깊으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는 혼자서 어렵 게 2남3녀의 저희 형제들을 돌보고 살림을 꾸리셔야 했죠. 그런데 어머니는 어려 운 생활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늘 생각하고 수중에 가진 것이 없으면 남에 게 빌려서라도 먼저 도와주고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셨어요.

지금의 장 신부 또한 소외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위해 세상에 봉사하는 사 제다운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하다. 지금도 자신 이 사제가 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장 신부는 특히 영적 지도신부와
어머니의 따뜻한 가르침과 기도에 감사드린다.

신학교 시절 아버지 신부님은 사제가 혼자만 열심히 사는 모습보다는 평신도 들의 신앙을 이끌어 가는 성직자로서 모범을 보이도록 가르치셨죠. 당구도 치면서
가능하면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친구처럼 자상하게 대해 주셨어요. 그러나
혹시 실수가 있으면 따끔하게 꾸짖어 주셨죠.

장 신부가 신학교에 들어갔을 때 소신학교를 거치지 않고 대신학교에 입학한
동기는 15명. 그 중에 끝까지 남아 사제가 된 사람은 장 신부를 포함해 2명이었다.
신학교 시절에도 장 신부는 별다른 갈등이나 굴곡 없이 자신의 성소와 신앙을 가 꾸었다.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도 즐기고 클래식 기타도 배우고 합창단을 만들어
국립의료원에 봉사를 다니기도 하고…. 그랬더니 이렇게 신부가 됐지요.

현재 장 신부가 맡고 있는 봉천1동본당에는 신학생 4명을 비롯해 예비신학생
13명이 성소를 준비하고 있다. 신자수 4000여명에 비하면 꽤 많은 편. 본당에 성소 자가 많다는 점에서 자신이 참으로 복이 많다고 느끼는 장 신부는 성소를 가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기쁘게 봉사할 줄 아는 삶의 모습이 참다운 사 제의 바탕 이라고 당부했다.【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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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199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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