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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CNS】 16년간 교황궁 전속 신학자로 활동하다 물러난 게오르그 코티어 추기경(83 사진)은 종종 왜 교황에게 신학자가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받곤 했다. 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존경받는 신학자였고 신앙교리성장관을 지낸 베네딕토 16세 현 교황 또한 전담 신학 고문을 둘 만큼 신학적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교황궁 전속 신학자는 교황의 질문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며 현실은 매우 다르다고 코티어 추기경은 밝혔다.
교황궁 전속 신학자의 주 업무는 교황 이름으로 발표될 연설문이나 문헌을 준비하는 보좌관들의 글을 심사하는 일이다. 그래서 모호한 신학 이론이나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표현들을 가려내는 것이다.
코티어 추기경에 따르면 교황궁 전속 신학자들이 교황의 보좌관들이 작성한 글을 살펴볼 때 첫째로 보는 것은 언어의 조화 문제다. 어원이 다르면 표현 방식이나 생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자들이 둘째로 보는 것은 언론 매체 등에 의해 잘못 이해될 수 있거나 문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장 표현이나 대목이다.
코티어 추기경은 세번째로 교황이 어떤 문제에 대해 너무 많이 언급하지 않도록 한다 면서 신학적 문제들은 토론과 연구의 여지를 갖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권위를 가진 교황이 그런 문제들에 대해 너무 빨리 언급하고 나면 그 문제들에 대한 토론이나 연구를 막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 이라고 덧붙엿다.
일례로 국제신학위원회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모임에서 세례받지 않고 죽은 아이들이 사후에 가는 림보(limbo 고성소) 교리에 대해 토론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학적 토론의 본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연설을 했다.
전통적으로 교황궁 전속 신학자의 기원은 설교자회(도미니코 수도회) 창립자 성 도미니코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미니코 성인은 1217년 교황 호노리오 3세(재위 1216~27) 시절부터 교황궁 신학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교황궁 전속 신학자는 도미니코회 출신이 맡았으며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1968년 공식적으로 직함이 주어졌다.
지난 16년간 교황을 보좌해온 코티어 추기경은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교회가 종교재판 등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반성했던 일을 꼽았다. 코티어 추기경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참회 예식을 두고 그 전례는 희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을 뿐 아니라 교회 역사에서도 결정적 순간으로 기억될 것 이라고 회상했다.
지난해 12월1일 코티어 추기경은 영국 태생인 폴란드 도미니코회의 보이치에흐 기에르티흐(54) 신부에게 교황궁 전속 신학자 자리를 물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