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색 치마 저고리에 하늘색 장옷을 입고 쪽머리에 흰 미사보를 쓴 성모님 동그스름한 얼굴에 살포시 눈을 내리 감고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키 135cm의 성모님은 우리네 어머니 모습 그대로다.
지난해 12월17일 신축 봉헌된 마산교구 창원 반송성당(주임 정흥식 신부) 1층 로비에는 한국의 정서와 얼을 담은 한지공예 성모상이 서 있어 집에 들어서면 맞아주는 어머니같이 성당을 들어서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이 성모상은 본당 신자이자 한지공예작가인 오경희(베로니카 51)씨가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에 걸쳐 완성한 것이다. 그러나 작품 구상까지 포함하면 3년이 걸렸다. 지난 2003년 창원 성산아트홀 작품 전시회에 아기예수 구유를 출품했는데 본당 주임 정흥식 신부가 이를 보고는 신축할 새 성전에 한국의 얼을 담은 전통 한지공예 성모상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해온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오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미사에 참례하면서 성모님 생애를 묵상하는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성모님 이미지를 찾고자 기도하면서 작품을 구상한 후 지난해 봄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성모님의 선하고 인자한 표정을 표현하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제 마음을 잘 다스려야 성모님 마음을 표정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종이와 풀과 정성으로 성모님을 만들면서 최선을 다한 제 자신과 또 제 한계까지도 봉헌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련이었고요.
건축설계사인 남편 안경호(요셉 54)씨의 외조도 한몫을 했다. 건축가의 감각으로 제작에 조언을 해줬을 뿐 아니라 성모님 눈썹을 직접 그려주고 장옷에 멋진 금박문양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성모상 제작에 약 1000장의 한지가 들었다는 오씨는 성모님과 1000번 대화를 나눈 것 같다 면서 태어나서 이렇게 성모님과 가깝게 살아본 적이 없는 행복한 밀월 기간이었다 고 말했다.
정흥식 신부는 얼굴만 닮은 성모님이 아니라 한국의 미와 얼을 지닌 성모님을 새 성전에 모시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작품을 제작해주셨다 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 신부는 이어 우리의 정신과 마음이 통하는 성모님 우리 본당 신자가 정성과 사랑으로 제작한 성모님상을 모셨으니 신자들이 성모님과 더욱 친근해지고 성모님의 삶을 배우고 나누는 데도 더욱 열심해질 것 이라고 기대했다.
1989년부터 종이접기를 시작한 오씨는 1993년부터 창원에 있는 경남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아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있다. 또 창원대 창신대 경남대 등에도 출강하면서 매년 종이조형작품전시회도 열고 있다.
오석자 명예기자 hellen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