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비문화 속에 살고 있다. 소비가 삶의 방식이요 유사종교이며 중독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명제를 매일 확인하면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해가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는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중류나 하류층 사람들도 명품 같은 고급 브랜드나 이미지를 소비함으로써 태생적 상류층이 누리는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려고 한다. 말하자면 중류나 하류계층이 소비를 통해 공로에 의한 구원 을 얻고자 한다는 면에서 소비는 매우 종교적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비문화는 각 계층별로 삶의 질을 높여주고 가족과 함께 하는 소비공간을 만들어 주며 가족간 혹은 타인과 다양한 대화 창구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부정적 기능이 더 크다.
소비문화의 부정적 면은 복음적 가치관에 배치된다. 낡은 욕망을 새로운 욕망으로 대체하려는 욕망의 전략에 따라 상품 폐기는 매우 빨라진다. 낡고 쓸모없는 것이 쉽게 폐기되듯이 노인이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소외자들 역시 자칫 물건처럼 취급될 수 있다.
또한 소비문화는 인간 가치를 소비와 소유에 의해 결정짓기에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의 첨병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소비문화 가치에 기초할 경우 이웃과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윤리와 공동체의 존립은 그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이다.
오늘날 소비와 소유를 목표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신다.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이제 몇 년 동안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루가 12 19).
이러한 어리석은 부자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있다면 오로지 자기 소유를 이웃과 나누는 존재의 삶을 지향할 때이다. 그것이 바로 신앙인들이 소비문화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대안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