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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우1동본당 신자들이 4월 30일 미사 강론시간 중 가족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고 있다 |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죠”
“10분 드립니다. 10분~”
조용하던 성당 안이 일순간 부산해졌다. 볼펜 떨어지는 소리, 편지지 펴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신자들의 애교 섞인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아우~ 뭐라고 써야 돼.” “할 말 없는데 어째…”
그런 불만도 잠시, 신자들 모두 편지지에 얼굴을 파묻고 어느덧 볼펜을 열심히 굴리고 있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또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등 가족에게 쓰는 편지라 어느 때보다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쓰는 신자들.
서울 망우1동본당(주임 박준호 신부)은 4월 30일 매 미사 강론 중 ‘사랑의 편지쓰기’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본당 주임 박신부가 기획한 것이다. 가족의 문제점이 심각해지는 현대 사회에 있어 교회가 공동체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며 편지쓰기를 신자들에게 제안한 것. 지난해 성탄에 이어 2번째 마련됐다.
신자들이 편지를 쓴지 10분이 다 되어갈 때 쯤, 주임 박신부가 한마디 한다.
“작년에 편지 안 뜯어보신 분들, 몇 분 계시죠? 올해는 읽었나 안 읽었나 조사 다 할겁니다.”
한바탕 웃음꽃이 핀 후 편지 봉투에 주소를 적는 신자들. 이어진 예물 봉헌 시간에 정성껏 편지를 봉헌한다.
봉헌된 편지는 본당에서 주소를 재확인 한 후 우표를 붙여 각 가정으로 우편으로 보낸다. 미사 후 만난 한 신자는 “처음엔 편지쓰기가 무척 쑥스러웠다”며 “막상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니 그간 소홀했던 유대감이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성인들의 높은 호응 속에 진행돼온 사랑의 편지쓰기는 이제 초중고등부 등 전신자들이 함께하는 연례행사가 돼버렸다.
본당 주임 박신부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 특히 가족 간의 무관심은 이제 교회 안에도 침투했다”며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신자들이 편지로 가족 간의 사랑과 하느님 사랑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재우 기자
jwyoo@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