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본당 오름동호회 회원들이 지난해 가을 북제주군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북돌아진 오름에서 기념촬영했다. “오름에 오르며 친교도 나누고 건강도 챙기죠”
제주도에는 반도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특히 이름에서부터 특별함이 느껴지는 ‘오름’은 제주에만 있는 독특한 화산이다. 오름은 제주 한라산 산록과 중산간지대에 집중 분포돼 있는 작은 기생화산이다. 제주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68개의 오름이 있다.
반도에 없는 오름이 있는 것처럼 제주교구에는 다른 교구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제주 중앙본당 오름동호회’(회장 고현권 지도 임문철 신부)다.
오름 동호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3년 9월. 본당 신자 20여명이 모여 매 주일마다 꼬박꼬박 도내 오름을 찾아 나섰다. 그동안 다녀온 오름만 해도 120여 곳. 동호회의 발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봄에는 고사리와 꽃이 많은 오름을 여름에는 숲이 울창한 오름을 찾아 나섰다. 억새가 많고 단풍이 물든 가을 오름과 설경이 좋은 겨울 오름에도 오름 동호회가 발자국을 찍었다.
오름 한 곳 못 올라본 채 사는 일에 지쳤던 신자들은 점점 오름을 오르는 흥미에 빠져들었다. 20여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어느 새 35명으로 늘어났다.
매주일 교중 미사를 마친 동호회 회원들은 성당 앞 느티나무에 모여 기도를 바치고 오름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중앙성당을 찾는 교구 금악본당 주임 마이클 신부는 매번 동호회 회원들에게 강복을 주며 동호회 회원들을 응원한다.
동호회의 활동은 같은 본당 신자이면서도 스치듯 인사만 하고 헤어지던 이들이 친교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름 오르려고 성당에 나온다는 농담(?)도 가끔씩 들리지만 과히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다.
동호회 결성을 주도하고 현재도 오름 안내와 설명을 담당하는 이권성(레오나르도) 부회장은 “처음에는 오름 한 곳 오르기도 힘들어하던 회원들이 이제는 하루에 두 세곳을 오를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며 “회원들은 본당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본인의 건강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제주지사장 cjlee@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