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폴란드 방문... 두번째 해외사목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5월25일부터 나흘간 두번째 해외사목방문으로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고국 폴란드를 찾았다. 교황은 5월28일 크라쿠프 블로니에 공원에서 신자 10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 "신앙 안에서 더욱 강해지라"며 세속주의에 맞서 그리스도 신앙의 뿌리를 더욱 굳건하게 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방문 마지막 날 독일 출신 교황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유다인 집단 수용소이자 대량학살지인 아우슈비츠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려 이번 방문을 더욱 뜻깊게 했다. 베네딕토 16세의 폴란드 사목 방문을 날짜별로 정리한다.
◆5월25일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 신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바르샤바에 도착한 교황은 환영행사에 참석한 후 곧장 성 요한 주교좌성당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1000여명 사제들을 만난 교황은 "사제직의 힘에 믿음을 가지라"면서 사제들 어깨에 지고 있는 폴란드 가톨릭 신앙을 더욱 굳건히 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나치 정권과 공산정권 아래서 영웅적 인내심을 보여준 폴란드 국민들과 사제들을 높이 칭송하고 "어둠의 힘에 휩쓸리지 않았던 그들에게 감사하고 그리스도 복음을 꾸준히 변함없이 지켜온 그들의 용기를 배우자"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바르샤바 성 삼위일체 루터교회에서 정교회, 루터교회, 침례교회 등 타종교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곳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1년 방문해 타종교지도자들을 만난 장소였다. 교황은 "종교간 대화에서 많이 진전했지만 우리는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면서 모든 그리스도교들 사이에 괄목할 만한 일치를 이루는 것을 가장 우선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26일
이날 바르샤바 필수드스키 광장에는 쌀쌀하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7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황 집전으로 미사가 봉헌됐다. 합창단원들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성가를 부르는 열성을 보였다. 교황은 "앞선 세대들이 여러분들에게 물려준 신앙 유산과 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라는 위대한 폴란드인의 공헌을 더욱 풍성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오후에는 체스토호바로 향해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성모성지인 야스나고라 성모성지를 방문했다.
◆5월27일
교황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고향인 바도비체를 방문, 카롤 보이티와(요한 바오로 2세)가 세례를 받은 무염시태 대성전과 현재는 박물관이 된 요한 바오로 2세 생가, 칼바리아 제브지도브스카 성모성지를 찾는 등 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기렸다.
교황은 젊은이들을 만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신앙 생활을 시작하고 신앙을 키워온 곳을 방문하고 싶었으며, 또한 여러분 모두와 함께 시복과 시성이라는 은총의 제대에 요한 바오로 2세가 빨리 올라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싶었다"면서 요한 바오로 2세가 하루빨리 시복시성 되기를 희망했다.
◆5월28일
크라쿠프 블로니에 공원에서 신자 10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삶의 궁극적 의미를 주시는 오직 한 분만을 바라보라"며 세속화한 현대 세계에서 신앙에 항구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또 "세상에 복음을 용기있게 증거하라"면서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고, 소외되고, 절망에 빠지고, 자유ㆍ진리ㆍ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미사 후 폴란드 방문의 마지막 일정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다인 집단 수용소이자 대량학살지인 아우슈비츠를 방문, 유다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생존자 32명을 만났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79년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후임자로서, 또 독일인의 아들로서 여기에 왔다"고 말을 꺼낸 교황은 "진실과 정의를 위해, 또 이곳에서 희생당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나의 의무"라며 "이곳에 오지 않을 수 없었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우슈비츠는 하느님께 왜 함께 하시지 않았느냐고 또 왜 침묵하셨으며 당신의 자녀를 구하지 않았느냐고 외치는 사람들의 소리가 울려퍼지는 곳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하느님께 끊임없이 소리쳐야 한다"면서 타인의 존엄을 위협하는 폭력과 증오에 맞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과 인류를 구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다.
교황은 또한 대량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것은 타인을 증오하려는 어떤 유혹에도 맞서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유다인 희생자가 처형당한 벽 앞에서 기도했으며, 성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가 선종한 현장을 방문해 기도했다. 교황이 아우슈비츠를 방문하는 동안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도회 후 비가 그치면서 하늘에 무지개가 선명하게 떠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교황은 폴란드 방문을 마치면서 크라쿠프 공항에서 마지막 연설을 통해 폴란드 국민에게 자비심과 형제적 유대와 공동선에 대한 헌신으로 살아가줄 것을 당부하고, 이렇게 할 때에 폴란드는 통합된 유럽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물려받은 그 전통으로 유럽 대륙과 전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