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여는 카페는 장애우들의 재활교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장애우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 생겨”
5명 종업원 모두 2급 장애
봉사자 즉석 연주회도 선사
지난해 10월 문을 열 때만 해도 모두들 ‘얼마나 갈까’ 했다. 조금만 실수해도 ‘그럼 그렇지’ 하는 눈길이 돌아왔다. 그렇게 8개월여. 반신반의하던 눈빛은 어느새 기대감과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그것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경기도 양주시 삼숭동 350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한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 ‘나루터공동체’(원장 전덕환 수사). 이곳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열리는 ‘주말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조금은 낯선 광경들이 펼쳐진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무얼 드시겠습니까?”
어눌한 말투에 조금은 더딘 몸동작으로 손님을 대하는 5명의 종업원들 모두 2급 정신지체장애인들이다. 손님을 맞고 서비스에 나서는 종업원들의 깍듯함은 이내 이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카페 한켠에서는 원장 전덕환 수사와 봉사자들의 즉석 연주회가 마련되기도 한다.
이들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일반인들이 며칠이면 거뜬히 익힐 수 있는 단순 서빙이나 인사말을 가르치는데도 6개월이 넘게 걸렸다. 열 마디도 안 되는 인사말이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려 하루에도 수백번씩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를 외쳤고, 다리가 저리도록 부단한 연습을 했다.
오후 3시부터 문을 여는 카페의 개장을 준비를 하는 장애인들의 마음은 7일장을 앞둔 시골 아낙의 그것과 견줄만하다. 하루 전부터 유니폼을 만지작거리며 날이 새기만 꼽는다.
음료 나르는 일을 맡고 있는 이종우(레오.35)씨는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옷(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좋다”면서 “재밌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들의 카페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 한달에 한번 부모님을 찾아가는 재가학습도 안 가겠다고 할 정도다.
전덕환 수사는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자긍심이 커졌다는 게 큰 소득”이라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가운데 장애가 거리낌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임을 몸으로 증거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주위의 염려를 벗고 장애인들의 사회통합을 위한 재활교육공간으로, 마을 주민들의 마실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 ‘주말 카페’에서 비장애인들의 몫을 돌아보게 된다.
※ 문의 031-847-2322, www.naruter.or.kr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