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2고린 6 10).
인천교구 가정동본당(주임 홍창만 신부).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가난한 본당이다.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한 곳. 게다가 최근 인근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서민 신자 들이 하나 둘 성당을 떠나고 있다. 신자 주부들이 생업에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각종 단체 활동도 침체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항상 깨어 있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기도하는 (골로4 2) 신자들이 있기에 희망은 살아있다. 은총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윤종애) 30~60대 여성신자 단원 12명. 15일 저녁 8시 생계를 위해 하루종일 일한 그 피곤한 몸으로 성당에 모였다. 1000차 주회다. 1986년 이후 20여년을 끊어지지 않고 이어온 성사모 (성모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
한때 힘들었다. IMF 이후 생활고로 단원들이 모두 맞벌이에 나서면서 한때 단원수가 3명으로 줄었다. 해체 위기. 하지만 단원들은 다시 일어섰다. 주회를 낮 시간대에서 저녁 시간대로 바꾸고 함께 서로 처지를 위로하고 성모님 사랑에 의탁했다. 그리고 봉사에 적극 나섰다. 환자 봉성체 병원 봉사 활동 가정 방문 선교 쉬는 신자 회두…. 본당에서 행사가 있으면 발벗고 나섰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돕기도 했다. 먹고 살기도 힘들면서 무슨 봉사냐 는 핀잔도 들었다. 하지만 단원들은 봉사와 사랑 신앙의 힘을 믿었다. 그러자 기쁨 이 찾아왔다.
건강을 주신 것만해도 얼마나 큰 은총인지 모릅니다. 겸손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행복합니다. 함께 성모님을 사랑하는 우리들은 한가족입니다. 단원들은 가난한 날의 행복 을 이야기했다. 1000차 주회를 기념하는 작은 잔치가 벌어졌다. 행복 가득한 단원들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가정동본당은 가난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부자본당이었다.
우광호 기자 kwangh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