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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언 몬시뇰이 12일 명동성당 소성당에서 예비신자들에게 교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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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영업사원은 `북극에 보내도 냉장고를 팔고 온다`는 말이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어떤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일 게다.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2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 소성당.
쉬지 않고 찬바람을 뿜는 에어컨과 선풍기 몇대가 성당을 가득 메운 이들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 젊은이들이지만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노부부도 눈에 띄었다. 자리가 모자라 성당 가운데 통로와 뒤편에 보조의자를 갖다놨어도 늦게 온 이는 설 수밖에 없다. 220여명이 빼곡했다. 강의는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넘쳐 연신 웃음바다를 이뤘다. 졸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박신언(명동본당 주임) 몬시뇰이 마이크를 잡은 명동본당 8월 예비신자 교리반 모습이다.
명동본당이 한여름에 대어(大魚)를 낚았다. 혹서기에 휴가철이라 사람이 없어 1년 중 유일하게 예비신자 교리반을 개설하지 않는 8월에 처음 교리반을 열어 200명이 훨씬 넘는 예비신자를 이끈 것. 예비신자가 가장 적게 모이는 2월에도 박 몬시뇰이 예비신자 교리반을 직접 맡아 157명에게 세례를 주는 성과를 거뒀다.
2월과 8월 예비신자 교리반 대박은 박 몬시뇰의 `발상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선교하는 공동체야말로 교회 공동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박 몬시뇰이 보기에 예비신자가 안 모인다고 해서 교리반을 개설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예비신자가 없으면 왜 없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 적극 추진하면 될 일이었다. 비수기 예비신자 교리반 강사를 직접 맡겠다고 나선 박 몬시뇰은 미사 때마다 공지를 통해 예비신자를 인도할 것을 요청했고, 신자들은 2004년 950여명이던 영세자를 지난해 1500여명으로 이끌 만큼 선교에 열과 성을 다하는 주임신부 뜻에 적극 호응했다. 대박은 이렇게 해서 터졌다.
선교하는 공동체 구현을 위한 박 몬시뇰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메리놀외방선교회에 요청해 토요일 오후 고해성사 사제를 한명 더 늘이는 한편 9월부터 주일 오후 고해성사 사제를 한명 더 두도록 했다. 고해성사를 보러 오는 신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사제가 모자라 신자들이 기다리다 지쳐 그냥 되돌아가는 낭패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에서다.
박 몬시뇰은 "고해성사를 보러 오는 신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로 발걸음을 돌리는 쉬는신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현상"이라며 "쉬는신자들이 명동성당에만 오면 언제든 고해성사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쉬는신자들이 명동성당을 더 많이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명동본당은 또 선교 활성화를 위해 선교상을 제정, 예비신자를 많이 인도한 신자들을 연말에 시상할 계획이다.
한편 명동본당은 최근 본당 설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 회계 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주보에 공지했다. 본당이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받는 것은 유례가 드문 일. 박 몬시뇰은 2004년 9월 부임 이래 매달 재정 결산을 주보를 통해 알리고 궁금한 점이나 이의가 있으면 직접 주임신부에게 문의하라고 할 만큼 투명한 회계 관리에 만전을 기해왔다.
박 몬시뇰은 "이번 외부 회계 감사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누가 봐도 투명하고 확실한 회계관리가 되도록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실시한 것"이라며 "이번 감사가 본당 재정 운영과 관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