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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복순 단장과 단원들이 2100차 회합에서 까떼나를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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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 나오는 줄 알았으면 머리에 신경 좀 쓸걸…."
8월26일,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주임 정훈 신부) `천주의 모후` 쁘레시디움 회합실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단원들이 카메라를 든 기자를 보더니 머리 손질하고, 화장 고치느라 야단이다.
1965년 설립돼 이날 2100차 주회를 맞은 이 쁘레시디움 단원들 평균 나이는 81살. 원복순(크리스티나) 단장이 91살이고, 조지운(안나)회계는 80살이다.
지순녀(아녜스, 88)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불안한 걸음으로 들어서자 주회합이 시작됐다.
"(큰 목소리로) 단장님, 이제 활동보고 하셔야죠. 지난번에 이 마리아댁에 갔다 오셨죠?"
"응~ 맞아."
"부단장님하고 ○○댁도 방문하셨잖아요. 아이들 둘 있는 집이요."
본래 회합은 단장이 진행해야 하는데 이 쁘레시디움은 막내인 서기 김정자(율리안나, 62)씨가 맡아 진행한다. 단원들이 활동한 것조차 기억하지 못할 만큼 연로해 `젊은 서기`가 기억을 일일이 더듬어줘야 한다.
원 단장은 "6ㆍ25 난리통에 피난 내려와 여기 자리잡고 레지오를 시작했다"며 "젊었을 때는 선교도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 그런 활동은 잘 못한다"고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이 쁘레시디움은 삼각지본당의 내로라하는 `기도부대`다. 단원들 활동사항은 대부분 미사참례와 묵주기도인데 1인당 묵주기도 400단은 기본이다. 7년전에는 가족에게 외면당한 한 노인을 3년간 돌보면서 그 가족을 천주교 집안으로 만들었다. 그 소식은 상급평의회에도 전해져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신자들은 할머니 단원들을 본당의 어머니처럼 여긴다. 가난한 본당 살림을 꾸리면서 억척스럽게 봉사활동을 한 삼각지본당 산증인들이기 때문이다.
정훈 주임신부는 "성실한 자세로 레지오 활동 하시는 할머님들 모습은 본당 젊은이들에게 늘 잔잔한 감동을 준다"며 "때로는 젊은이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젊고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