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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조암본당 실버학교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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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조암본당 ‘실버학교’에서 할머니들이 3년째 한글을 배우고 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몰랐던 서러움 신부님 선생님 교우 덕에 날렸죠”

“한글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신 조암본당 김봉기 신부님과 교우분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삐뚤빼뚤. 아직 글자를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예쁘지는 않지만, 할머니들의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글씨가 아름답다.

눈물 고였던 삶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할머니들의 서러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손자들은 글씨를 모르는 할머니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간판을 읽을 수 없어 가까운 서울구경도 변변히 해보지 못했다. 간단한 은행업무도 할 수 없어 무안을 당하기도 수 십 번. 할머니들 눈가에는 어느덧 눈물이 고여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수원교구 조암본당(주임 김봉기 신부)이 나섰다. 2004년부터 60세 이상 신자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실버(한글)학교’를 개설한 것.

장안초등학교 구은서 교장선생님과 노진초등학교 유인순 전 교장선생님이 3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할머니들의 한글배우기를 도왔다.

전현직 선생님들의 열혈 강의로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글씨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든든했다. 자녀와 손자들에게도 손수 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다.

지난 6일, 모든 교육일정을 마치는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희망 하나로 뭉친 할머니들은 농사일, 살림하는 것도 버거웠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부지런히 실버학교에 나왔다. 하루라도 빠지면 마음이 허전해서 견딜 수 없었다.

할머니들은 한주 앞으로 다가온 졸업식을 기대 반, 아쉬움 반으로 기다렸다. 3년을 하루같이 만나온 선생님, 동기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슬펐지만, 이제는 한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할머니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젠 손자에게 편지도

김신부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된 분들이었는데 이렇게라도 한이 풀린다면 좋겠다”라며 “이제는 한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여생을 좀 더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암본당은 지난 13일 할머니 20여명의 실버학교 대장정이 끝나는 졸업식을 마련했다. 졸업식에서는 가족과 신자들,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석해 다양한 축하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지연 기자 virgomary@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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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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