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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막눈' 한 이젠 말끔히 지웠죠"

수원교구 조암본당 어르신 한글학교 19명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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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암본당 실버학교 졸업생들이 김봉기 신부에게서 졸업장을 받고 있다.
 
 `빛나는 졸업장`과 난생 처음 써본 `학사모`에 어르신들 눈가엔 눈물이 촉촉히 맺혔다.

 수원교구 조암본당(주임 김봉기 신부)이 2004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열어온 실버학교(한글학교) 졸업식이 있던 6일, 허리가 굽고 백발이 성성한 졸업생 19명은 떨리는 손으로 졸업장을 받자마자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몸이 아파 수업에 빠지는 날은 어찌나 속상하던지, 혼자서 공부하면서 다음 수업 날만 꼬박 기다렸어."

 "아이고, 눈은 침침하지 연필 잡은 손은 떨리지…. 그래도 한 글자 한 글자 읽고 쓸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아직도 글씨는 삐뚤빼뚤하고 글자도 한자씩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어르신들이지만 그동안 글을 몰라 당해온 무시와 서러움은 눈 녹듯 사라졌다. 가슴 한켠에 맺혀있던 `까막눈`이라는 응어리도 이제서야 풀렸다.

 졸업식에는 졸업생 가족뿐 아니라 본당 신자, 이웃 주민들까지 함께해 한바탕 축하 잔치가 됐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은 부채춤과 밸리댄스, 꼭두각시춤, 가야금 연주 등으로 축하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사실 실버학교는 어르신들만의 시간은 아니었다. 한글학교가 열리는 날이면 본당 신자들은 어르신들 점심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이웃 교회 개신교 신자들과 마을 주민들도 "성당에서 참 좋은 일을 한다"며 기꺼이 동참했다. 그날 그날 점심은 거의 마을 잔칫날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어르신들을 가르쳐온 구은서(장안초등학교 교장), 유인순(노진초등학교 전교장)씨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신자는 아니지만 한글학교 개강 소식에 선뜻 봉사를 자청한 두 교사는 자신들보다도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글을 배우려는 어르신들 열정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다"며 "어르신들이 이제는 자신있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봉기 신부는 "실버학교 덕분에 지역사회와 유대도 더 돈독해졌다"며서 "특별히 어르신들에게 좋은 성탄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crysta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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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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