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의정부교구 송산본당(주임 지정태 신부)에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다.
익명으로 보내온 편지에는 "너무 적습니다. 제 한달 월급 전부입니다. 성탄 전야에 신자들과 따뜻한 어묵국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너무 가난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봉투에는 10만원 짜리 수표 세 장이 들어 있었다.
지 신부는 성탄 자정미사 강론 때 이 편지를 읽었다.
`너무 가난해서…` 부분을 읽을 때는 울컥해서 잠시 제의실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막노동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지금 여러분 사이에 계실 것"이라는 말에 신자들 사이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미사 후 성당마당에선 뜨끈뜨끈한 어묵국잔치가 벌어졌다.
신자들은 "생전에 이렇게 뜻 깊고 맛있는 어묵국은 처음 먹어 본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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