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주교구 횡성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조원행 보좌신부가 성당 마당에 차린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신부가 수단 대신 앞치마를 둘렀다.
성당 마당에 포장마차를 차려놓고 장사하기에 바쁜 주인공은 원주교구 횡성본당 조원행 보좌신부.
주 메뉴는 떡볶이, 어묵, 우동. 공소미사가 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5시부터 9시30분까지가 영업시간이지만 손님이 있을 때는 밤 11시까지도 한다.
"어묵국물이랑 우동국물 우려내는 게 제일 어려워요."
조 신부가 앞치마를 두른 이유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횡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선정해 준 홀몸노인을 지속적으로 방문할 계획을 세운 조 신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장사에 나선 것.
본당 보좌신부가 포장마차를 차린다고 하니 신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각 단체에서 난로며 의자 등을 서로 기증해 자본금 한푼 없이 그럴듯한 포장마차를 마련했고 성모회와 자모회에서는 파 써는 법부터 일일이 요리법을 가르쳐 줬다. 청년들과 학생들은 2~3명이 한조가 돼 장사를 돕는다.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쓴다고 하니 신자들도 포장마차를 적극 애용한다. "이왕이면 포장마차에서 송년회를 하자"며 성당을 찾은 단체도 여럿이고, 학원 강사인 한 신자는 아이들을 잔뜩 데리고 오기도 했다.
"한번은 쉬는신자가 들렀다가 고해성사를 달라고 해서 앞치마를 두른채 성사를 드린 적도 있어요."
조 신부는 "쉬는신자, 비신자들에게 선교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신자들과 인생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들 삶을 더 잘 알게 돼 사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달 사이 280만원을 벌 정도로 수익도 짭짤하다.
조 신부는 장사 비결을 "첫째가 친절이고 두번째가 음식맛"이라면서도 "인건비가 안 드는 대신 음식 재료를 좋은 것을 쓴다"며 내심 포장마차 자랑을 한다.
"2월말까지만 할 계획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여름에는 팥빙수를 팔아볼까 해요. 하하."
김민경 기자
mksoph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