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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만나는 성당이 성지'

서울 둔촌동본당, 본당 성지순례 운동 ‘성당이 성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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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촌동 본당 신자들이 미사 후 본당 성지순례 운동에 참여, 성체조배와 성경 이어쓰기를 하고 있다
 
성경쓰고 기도하는 "성당이 곧 성지"

성당서 지역별 성경 이어쓰기, 성체조배
신자호응도 높아 밤10시까지 성전 개방

‘하느님 만나는 성당이 성지’ 인식 전환

2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둔촌동본당(주임 오창선 신부)에서 오전 미사를 봉헌한 신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를 준비하는 듯 삼삼오오 제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나름 순번이라도 있는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린다.

제대 앞 양 옆에 3개씩 마련된 책상. 신자들은 그곳에서 마치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처럼 환한 스탠드 불빛에 고개를 숙여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소리 죽여 다가가 보니 모두 성경을 이어 쓰고 있었다.

본당은 지난 1월 21일부터 ‘성당이 성지 입니다’라는 주제로 본당 성지순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신자들이 수시로 주님을 만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게끔 하는, ‘영적인 쉼’의 제공 차원에서 본당 주임 오창선 신부가 기획한 것이다.

성경과 성경 이어쓰기 노트를 봉헌하며 시작된 이 운동에는 지역별(6개 지역과 구역외 구역, 청년 연합회)로 신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방식은 간단하다. 우선 신자들은 미사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주 1회 1번 30분씩 성당에 들려 성체조배를 한다. 그 후 자기 지역별 성경 이어쓰기 노트에 성경을 쓴다. 성경을 다 쓴 후에는 자신의 구역, 반, 성명과 세례명을 기입하면 끝이다.

유의사항은 단 2가지. 성경 이어쓰기 전 본당에서 마련한 ‘성서를 읽기 전에 드리는 기도’, ‘성서를 읽은 후에 드리는 기도’를 암송해야 하며 성경 이어쓰기는 개인별로 2절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별로 2절만 쓰다 보니 웃지 못 할 풍경도 벌어진다. 성경을 쓰며 내적 정화를 느끼는 신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2절을 넘기기 때문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신자들의 불편을 덜기위해 본당은 성전을 밤 10시까지 개방했다. 편한 시간에 아무 때나 와서 주님과 함께 주님의 말씀을 노트에 담으니 참여도 또한 높아졌다.

창세기부터 요한까지 진행되는 성경 이어쓰기는 운동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전 구역이 창세기를 거쳐 탈출기에 접어들었다. 둔촌2동 1지역 1구역의 경우 참여도가 이미 25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성경 이어쓰기를 하고 있던 신미경(안젤라)씨는 “성전에서 감실을 바라보며 성경을 쓰니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진다”며 “개인의 신앙심 역시 고취되는 것 같아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반대편에서 성경을 쓰고 있던 조범주(안토니오)씨. 처음 운동에 참여한 조씨는 “성경 쓰기는 처음인데 성경을 씀으로 해서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이제부터는 틈이 날 때마다 성전을 찾고 싶다”고 했다.

신자들의 호응도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신자들은 보통 성지라 하면 순교자들이 있는 역사적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본당 신자들은 달랐다. 성지 순례를 통해 내적으로 풍요로워 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성전이야 말로 하느님을 만나는 특별한 곳이라는 인식 전환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별로 하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자율성이 배가돼 자연스레 소공동체 활동으로 이어져 신자들 간에 유대감도 끈끈해 졌다.

오신부는 “신자로서 첫 번째로 인식해야 하는 것은 주님은 늘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이라며 “성당이 곧 성지라는 인식하에 신자들 모두 주님을 만나는 특별한 공간인 성전에서 주님께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마음을 비워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축복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당이 펼치고 있는 이 운동은 정해진 일정 없이 앞으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유재우 기자 jwy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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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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