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산동본당 청년회원들이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나르고 있다.
동산동본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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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전주시 동산동 주택가에 난데없이 젊은이 10여명이 트럭에 연탄을 가득 싣고 나타났다. 이들은 미리 주소를 파악해 둔 듯 허름한 대문을 열고는 마당 한쪽 연탄광까지 한 줄로 늘어서더니 트럭에 있는 연탄을 차례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한 번에 두 장씩 다음 사람에게 전해주기를 100번. 연탄광에 연탄 200장이 차곡차곡 쌓일 때쯤 젊은이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땀을 닦으려 얼굴을 훔치다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검정칠을 하고 만다. 그 모습에 서로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아침 9시에 시작된 청년들 연탄 배달은 동산동과 옆동네인 조촌동 일대 저소득층 15가구를 차례로 돌면서 한 집에 200장씩 쌓아주다 보니 오후 4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처음 해보는 연탄 배달이어서 팔도 아프고 어깨도 쑤셨지만 서민들이 저 연탄으로 따뜻한 겨울을 지낼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 왔다.
연탄 배달 봉사자들은 전주 동산동본당(주임 송년홍 신부) 청년회 회원들. 이들은 지난 12월부터 주말마다 성당에서 군밤과 군고구마를 판 수익금으로 연탄 3000장을 구입, 이날 가난한 이웃에게 전달한 것이다.
청년들의 연탄 배달 봉사를 격려하고자 본당 수녀와 함께 직접 현장에 와 청년들의 연탄 전달 대열에 함께 한 송 신부는 "좋은 일을 하려고 주말마다 군밤과 군고구마를 판매한 것도 그렇지만 하루 종일 연탄을 배달하면서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더욱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20여 명 되는 본당 청년회원들의 이런 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본당 난치병을 앓고 있는 본당 신자를 위해 3일 동안 자선바자를 열기도 했다. 이번 겨울의 군밤과 군고구마 장사는 그때 마련한 장비가 있어서 가능했다.
송용주(토마스, 25) 청년회장은 "청년들이 적극 참여해줘서 이번 일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군밤 군고구마 장사는 겨울 동안 계속해서 그 수익금으로는 조손가정(부모 없이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 가정)에 학용품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회는 또 올 봄부터는 동사무소 등의 협조를 얻어 저소득층 생활보호대상자 집을 대상으로 도배, 하수도 공사, 지붕 수리 등 집수리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