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여기는 이렇게 접는 거야" 방과 후 교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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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골인이다." 공을 차며 여기저기 뛰어 노는 아이들. 으레 고요할 평일 오후 서울 홍제동성당 마당은 방과 후 교실 아이들 함성과 웃음소리로 활력이 넘친다.
홍제동본당(주임 구본영 신부)이 방과 후 교실을 시작한 건 IMF 직후인 지난 1997년. 방과 후 숙제할 장소가 없는 관내 인왕시장 부근 아이들을 모아 성당 교리실에서 숙제 지도를 하면서 시작, 이듬해 구청에 보육시설로 등록했다.
수업은 월~금 오후 시간에 학급당 20여명 아이들을 신자 보육교사들이 담임제로 맡아 가르친다. 국어, 수학 등 기초과목은 물론 주 1회 원어민 강사를 초빙한 영어 수업도 진행한다. 미술심리교실, 종이접기, 요리강습 등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수업과 운동회, 캠프, 연극관람 등 야외행사도 갖는다.
본당은 방과 후 교실을 위해 평일 오후에 교리실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공부하러 오는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게 성당마당에 주차를 금지시키고, 운영비도 구청측과 함께 보조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는 본당 수녀가 이야기 형태 교리수업을 진행, 미신자 아이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방과 후 교실은 맞벌이 등 생계에 바빠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과 후 주입식 위주로 진행하는 학원만 다니거나 집에서 혼자 지내는 이 지역 아이들에게 성당은 이제 배움터이자 놀이터, 선교의 장이 되고 있다.
홍제동본당 방과 후 교실 교사 이난귀(데레사, 40)씨는 "아이들이 이곳에 애정을 갖고 밝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여러 본당에 방과 후 교실이 생겨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과 후 교실은 최근 수업시간과 학생 선발 대상 및 학급운영 등과 관련해 구청과 본당 간 이견으로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다는 공동 목표로 현명하게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
구본영 신부는 "방과 후 교실이 자연스런 복음전파 역할도 하고 있다"며 "1주일 내내 성당마당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