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땡 땡 땡 땡~”
모처럼 듣는 성당의 기분 좋은 종소리가 언덕 아래로 퍼질 즈음이면 의정부교구 행주성당(주임 홍승권 신부)은 이방인들마저도 들뜨게 하는 설렘으로 가득 찬다.
발을 뗄 때마다 삐꺽대는 나무 마룻바닥에 들보와 기둥의 나무 재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성당은 흡사 몇 백년 전 신앙공동체로 시간을 거슬러온 착각에 빠지게 한다.
삼삼오오 성당 안에 모여 앉은 신자들 사이에서는 기분 좋은 긴장이 감도는 듯하다.
“올 때마다 느낌이 새로워요. 신앙을 가지던 처음으로 돌아가 어렸지만 순수했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고나 할까요?” 너무나 조용해서 절로 묵상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는 함옥자(스콜라스티카, 61, 고양시 능곡본당)씨의 말대로 성당에 들어서자 가까운 도로의 소음마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고향집 대청마루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성당에서 지난 6월부터 매달 첫째 주일 한 차례씩 봉헌되고 있는 ‘순례자를 위한 미사’. 오는 2009년 100주년을 맞는 행주본당의 기념사업으로 시작된 미사는 어느 새 오랜 신자들의 아득한 향수를 자극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일흔 명 정도만 와도 넘쳐날 듯한 성당은 알음알음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로 반 가까이 찬다. 따로 기다리는 이도 없고 굳이 청하는 이도 없어 편안하다. 예수님의 품처럼….
“신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한적한 쉼의 자리, 그 속에서 사그라졌던 신심을 불러 일깨울 수 있는 곳.” 주임 홍승권 신부의 바람은 그대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오후 5시부터 봉헌되는 미사와 미사 후 이어지는 한 시간 남짓한 성시간과 성체강복은 그대로 짧은 피정을 하고 간다는 느낌을 전해주기 충분하다.
처음 순례자를 위한 미사에 함께한 김영선(실비아, 62, 고양시 화정동본당)씨는 “마치 고향에 찾아왔다 쉬고 돌아가는 느낌”이라며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00주년 기념사업 선포식’을 가진 바 있는 행주본당은 앞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 세기를 이어온 신앙의 향기를 신자들과 나눠 나갈 계획이다. 오랜 세월로 옛 모습을 잃은 성전을 복원하고, 신자 재교육을 위한 피정센터를 건립하려는 꿈도 순례자들과 함께 이뤄가고픈 게 행주본당 신자들의 바람이다.
1899년 약현성당 행주공소로 설립된 행주본당은 1909년 본당으로 승격돼 김원영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뒤 1957년 인구 감소로 다시 공소가 된다. 1981년 행주 신자들이 중심이 되어 능곡성당을 신축, 능곡본당 공소로 있던 행주본당은 2004년 의정부교구 설립으로 다시 본당으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250여 명의 신자들이 신앙의 여정을 꿋꿋하게 걸어오고 있다.
※연락처 031-974-1728 행주성당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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