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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불광동본당 견진성사에서 염수정 주교가 신자들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바르고 있다.
사젠제공=불광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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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는 편지보내고 구역장·반장은 가정방문
3년째 냉담하고 있던 양 수산나(가명, 42, 서울 불광동)씨는 지난 7월 뜻밖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불광동본당 주임신부에게서 온 편지였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혼란한 현실 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든 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슬픔과 핍박 속에 살고 있는 당신 백성들을 가만히 지켜만 보시지 않으시고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새 기운을 너희 속에 불어넣어 주리라`(에제 36,26). 그동안 견진성사를 받지 못하셨거나 쉬고 계신 형제ㆍ자매님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교회로 부르십니다.` - 불광동성당 주임신부 홍성만.
10월 20일 불광동성당에서는 견진성사가 거행됐다. 이날 견진을 받은 신자는 무려 503명. 600여 명을 수용하는 대성전은 견진성사 대상자 가족까지 포함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신자 2000여 명은 성당 현관에서 미사를 봉헌해야 했고, 견진 대상자 대부모도 성전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이날 견진성사가 눈길을 끈 것은 단순히 견진성사를 받는 이가 많아서가 아니었다. 이날 성사를 받은 이들 상당수는 `쉬는신자`였다. 전체 503명 중 82명이 초ㆍ중ㆍ고 주일학교 학생들이었고, 이들 역시 쉬는신자였다.
본당은 지난 5월부터 `새 기운을 너희 속에 불어넣어 주리라`(에제 36,26)를 구호로 내걸고 꾸준히 미사와 기도를 봉헌해왔다. 홍성만 신부는 석 달 동안 일주일에 세 차례씩 구역미사를 봉헌하며 쉬는신자를 파악했다. 쉬는신자 명단을 뽑아 구역장ㆍ반장들에게 나눠줬고, 구역장ㆍ반장들은 명단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몇 차례씩 쉬는신자들을 만났다. 수시로 전화도 걸었다.
본당 신자들은 매 미사시간마다 `견진가`라고 이름을 붙인 생활성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다. 미사 후에는 견진성사를 위한 기도문을 바쳤으며, 구호도 외쳤다. 모든 기도와 미사가 쉬는 견진성사 대상자 지향으로 이뤄졌다. 쉬는신자 가정으로 초대장도 발송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쉬는신자들은 이들의 따뜻한 관심에 차츰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6주에 걸쳐 견진교리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다.
본당은 요즘 하느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신자들로 활기가 넘친다. 본당은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를 새 구호로, 11월 13일 성경백주간을 시작한다. 성경백주간 교육을 담당할 80여 명의 봉사자들이 3주째 교육을 받고 있다.
우용국 보좌신부는 "성서백주간은 교회 품으로 다시 돌아온 이들이 하느님 말씀에 맛들임으로써 애써 살린 신앙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이 다시 냉담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