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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비밀문서고가 최근 `템플 기사단`에 대한 종교 재판 기록을 담은 단행본 「프로세우스 콘트라 템플라리오스」(Processus contra Templarios)를 발간한 것에 대해 전 세계 언론들 이목이 집중되자 바티칸 문서고 담당 세르지오 파가노 주교는 언론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 책은 특별한 것이 아니며 새로 추가되거나 밝혀진 것이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파가노 주교는 이 책은 단순히 학문적 자료로 만든 것이라고 밝히고, "내용은 이미 모두에게 알려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피,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와 언론사들은 책 발간 소식에 "이교도로 몰려 1312년 해체된 템플 기사단이 700년 만에 누명을 벗는다"고 앞다퉈 전하며 "책에 담긴 문서에 따르면 교황 클레멘스 5세는 템플 기사단이 이교도가 아님을 인정하고 죄를 사면해 준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 내용이 담긴 문서는 바티칸 보관소에 잘못 분류돼 있다 2001년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가노 주교는 "이 문서는 최근 발견된 것이 아니고 1912년 바티칸 문서 목록에 공개돼 학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학자들이 2001년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된 것뿐이다"고 말했다.
십자군 전쟁 이후 성지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1118년 결성된 템플 기사단은 점차 그 세력을 늘려가며 부를 축적해갔다. 그러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프랑스 국왕 필립 4세는 이들을 이교도로 몰아 고문하며 거짓 자백을 받아냈다.
이에 교황 클레멘스 5세는 기사단 이단 혐의를 철회하고 기사단을 개편하려 했으나 필립 4세 압력에 굴복해 1312년 기사단을 해체했다.
한편 800부 한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300쪽 분량으로 주요 도서관과 학자들에게 배부된다. 가격은 5900유로(770만 원).
【바티칸시티=C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