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공의회 개최·주교회의 설립 조율
외교관으로 다양한 부서에서 활동
보편교회 많은 문제들에 큰 영향력
지난 2001년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0차 정기총회 개막을 목전에 두고 교황청 주교성 장관 조반니 바티스타 레(Giovanni Battista Re) 추기경은 기자회견을 갖고 ‘주교’를 주제로 열리게 된 총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레 추기경은 현대 세계 안에서 인류가 지니는 희망에 대해서 “단순한 과학이나 기술의 진보는 희망의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주교들은 이처럼 인류의 희망의 증거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교회의 주교가 단지 “교회 안의 문제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교회는 세상 안에 있으며 그리스도를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복음의 빛에 비추어 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를 이끄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몫을 하고 있는 전세계의 주교들. 그들과 관련된 교회의 일을 하는 부서인 교황청 주교성의 최고 책임자, 주교성 장관의 중책을 맡고 있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그는 지난 2000년 네베스(Lucas Moreira Neves) 추기경의 뒤를 이어 주교성 장관에 임명됐다.
주교성은 교황 식스토 5세(교황령 Immensa Aeterni Dei, 1588.1.22.)가 “교회 설립과 교구 설정을 위한 성성”(Sacra Congregazione per l’erezione delle Chiese e le Provviste Concistoriali)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함으로써 시작됐다.
교황 바오로 6세가 1967년 이를 주교성성으로 개칭하여 새롭게 임무를 부여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8년, 인류복음화성의 선교 지역과 동방교회성의 동방 예법 신자들과 그 지역에 대한 관할권을 인정하면서 주교성의 임무를 상세하게 규정했다.
주교성은 라틴 교회 내의 개별 교회들의 설정과 서임, 그리고 주교직의 수행에 관련된 사안을 심의한다. 주교들의 임명, 개별 교회들의 서임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다루며, 주교들의 올바른 사목 임무 수행을 도와준다.
성직자치단 (Praelatura personalis)에 대한 모든 업무도 주교성의 소임이다. 주교성은 또한 개별 공의회들의 개최뿐만 아니라, 주교회의의 설립과 그 정관의 승인에 관련된 문제들을 다룬다.
레 추기경은 1934년 1월 30일 이탈리아 보르노에서 태어나 1957년 3월 3일 사제로 서품됐다. 1963년 이래로 교황청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1964년 몬시뇰에 임명, 외교관으로서 다양한 교황청 부서에서 활동했다. 1987년 10월 주교 서품을 받았고 2년 뒤인 1989년 국무원에서 소임을 맡아 활동하기 시작해 이후 교황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희년인 2000년 9월 16일 교황청 주교성 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이듬해 2월 21일 추기경에 서임됐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세상을 떠나고 새 교황에 대한 추측이 난무할 때 레 추기경은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이탈리아 최대 교구인 밀라노 대교구장 디오지니 테타만지 대주교 등과 함께 새 교황으로 유력한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가장 신임하던 인물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더욱이 교황청 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위치에 머물렀던 만큼 보편교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한 그의 입장은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