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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로 6세 교황이 1967년 바티칸 도서관에서 자신의 50번째 문헌인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에 사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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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상덕 기자
‘민족은 영원한가. 나아가 민족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길은 있는가.’
현대 세계의 빈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최초의 교회 문헌인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 반포 40주년을 맞아 오늘날 ‘가난’과 ‘발전’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의장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가 11월 22~24일 사흘간 이탈리아 로마 에르기페 호텔에서 개최한 ‘정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 기구 제2차 세계 회의’는 세계화와 양극화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에서 교회의 사회교리의 정신과 가르침을 되새기게 한 장이었다.
지난 2004년 10월 로마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민족들의 발전’(1967년 3월 26일) 반포 이후 40년간 이뤄진 인류 및 교회의 성취와 이러한 발전이 갖는 의미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경제학적 고찰이 이뤄졌다.
‘민족들의 발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이 나온지 1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발표한 중요한 사회회칙으로서 교황이 직접 1960년대초에 남미와 아프리카를 방문하면서 “그들 대륙이 겪고 있는 심한 곤경을 직접 보고”(4항) 발표한 것이다.
행사를 주관한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은 “인류는 여전히 엄청난 빈부 격차, 가난과 빈곤 문제, 인권 침해 등 정치, 경제, 사회적인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교회는 교회와 신앙의 가르침 속에서 이러한 민족들의 삶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히고 “인류의 모든 문제들에 참된 응답을 줄 수 있는 문화를 증진시켜 나갈 때 인류와 민족들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인류가 겪고 있는 굶주림과 빈곤의 문제는 모든 발전의 중심이 인간이 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면서 “그간 인류가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회칙 ‘민족들의 발전’에서 강조한 연대의 정신을 살려나갈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늘 새롭게 선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라’를 주제로 열린 1차 회의가 빈곤의 신학적, 영성적 의미에 집중한 행사였다면 이번 회의는 빈곤이 구체화돼 나타나는 세계화, 환경 문제 등에 내재한 경제적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돌아보게 한 자리였다”며 “전 인류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길에 있어 교회의 몫이 적지 않다는데 공감대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주교는 “‘민족들의 발전’ 반포 이후 인류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가난의 문제는 리더십과 함께 깨어있는 국민의 정신이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볼 때 북한이라는 ‘디아스포라’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가난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뿐 아니라 올바른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