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망우1동본당 남성 신자들이 반으로 뚝 자른 배추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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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본당 김장하는 날`
도심이지만 `시골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서울대교구 망우1동본당(주임 박준호 신부)은 김장철을 맞아 활기가 넘친다.
본당 신자들은 고무장갑을 끼고 성당 뒤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를 물에 살살 흔들어 씻으며 웃음꽃을 피운다. 남성 신자들은 큼지막한 배추를 반으로 뚝 잘라 굵은 소금을 솔솔 뿌린다. 여성 신자들도 모여 앉아 무채를 써느라 정신이 없다.
성당 뒤 텃밭의 닭 50여 마리는 사료를 주는 박 신부를 따라다니고 성당 지킴이 개 `희망이`는 혀를 낼름거린다. 성당 마당에는 성탄 맞이 크리스마스 나무를 만든다. 누구 하나 즐겁지 않은 이가 없다. 성탄을 앞두고 신자들은 김치속을 버무리며 형제ㆍ자매간 친교를 나눈다. `에덴동산`이라 이름 붙인 비닐하우스에는 농기구가 가득하다.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동네잔치 같다.
이날 신자들은 김치 400포기를 담궜다. 100포기는 본당 어려운 가정에 나눠줄 식량이고, 300포기는 본당에서 신자들이 먹을 식량이다.
본당 신자들은 "신자 수가 적다보니 서로 가족같이 의지하고 어울린다"며 "친교가 남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기사 박창수(바오로, 51)씨는 성당 앞에다 택시를 세워 두고 온종일 김치를 절였다. 박씨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모두 `나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두 팔을 걷어붙인다"면서 "본당 신자간 단합이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며 즐거워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