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종남 주임신부(가운데)와 봉사자들이 성전 건립을 위해 신선한 재료와 정성을 들여 만든 `조림 맛간장`을 자랑하고 있다.
|
가을걷이도 끝난 황량한 논밭 한가운데 비닐하우스 안에서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수원교구 퇴촌성당(주임 김종남 신부)이다. 눈이 소복이 덮인 11월 21일에도 `비닐온실 성전` 옆 만남의 방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100만 개만 팔면 성당 짓는다니까요."(김종남 신부)
"진짜 100만 개 주문 들어오면 우리집 김장은 언제 하죠? 신부님!"(진수정 모니카)
성전 건립을 위해 `조림 맛간장`을 만들어 파는 김종남 주임 신부와 봉사자들이 간장을 만들며 너스레를 떤다. 이날은 김 신부가 피정을 다녀와 동기 사제들에게 강매(?)한 간장 1000병을 만들기 위해 봉사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였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간장을 만들어야 하기에 봉사자들이 하던 김장도 접어두고 달려온 것이다.
"성전 건립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달려와야죠. 호호호."
퇴촌본당에서 간장을 만들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성당이 상가 건물에서 면소재지 성전 부지에 지은 비닐온실로 이사를 오면서 신자 수가 1.5배 가량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 특성상 신자들 힘만으로 성전을 짓기 어려워서였다.
"보통 간장이 아니에요. 이 간장만 있으면 다른 양념은 넣지 않아도 되는 맛간장이랍니다."
"국산 천연 재료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 몸에도 좋아요."
봉사자들 사이에서 간장 자랑이 술술 이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가락시장에서 일하는 본당 신자가 최상품으로 가져오는 재료만 사과와 레몬, 양파, 당근, 청주, 후추, 마늘, 생강, 설탕, 그리고 비밀에 부친 몇 가지 등 10여 가지나 되고, 물도 본당 관리장이 양평에서 직접 떠다 나르는 게르마늄 물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워낙 들어가는 재료가 많아 500ml 한 병에 5000원, 900ml 한 병에 9000원을 받고 팔아도 얼마 남지는 않지만 `한 병 팔아 벽돌 한 장 쌓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
조림 맛 간장은 일반 간장에 온갖 야채를 넣어 끓인 물을 배합해 과일 썰은 것을 넣고 24시간 동안 둬 잡냄새를 없애 만든다. 간장을 팔아 성전을 건립한 서울대교구 잠실7동본당에서 특별히 전수 받았다.
김 신부는 "성전은 돈으로 짓는 게 아니라 신자들 기도와 정성으로 짓는 것"이라며 "신자들이 추운 겨울 열악한 시설에서 고생하며 봉사하기에 성전이 완공됐을 때 기쁨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먹을거리에 불신이 많은 요즘, 봉사자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만든 이 간장을 많이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봉사자들은 "여럿이 함께해 힘든 줄도 모른다"며 "성전 건립을 위해 하는 일이기에 기쁘고 보람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