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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저고리에 파랑 치마를 곱게 차려 입고 두 손에 쥔 북채로 세 북을 두드리는 솜씨가 여간 예사롭지 않다.
매주 월ㆍ화ㆍ목 오후 3시면 서울오금동성당 지하 3층 만남의 방에선 본당 선교무용단이 삼고무(三鼓舞)를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승무북춤에서 유래했다는 삼고무는 이들에게 기도이자 봉사이며 선교 자체다.
"그냥 춤을 추는 게 아니에요. 제가 가진 재능인 춤으로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는 거예요."
심혜숙(스텔라) 단장은 단순히 기도문을 외우는 것뿐 아니라 춤도 기도가 된다고 전했다. 그래서 지난해 6월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제목도 `춤으로 올리는 기도`로 정했다. 아닌게아니라 단원들은 정말 기도를 열심히 한다. 연습 전 각자 성전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연습실에 모여서도 주모경으로 연습을 시작하고 마친다.
"이렇게 좋은 한국 전통춤을 마음 놓고 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님께 감사드릴 일이니까요."
무형문화재 27호인 승무와 97호인 살풀이춤 전수자인 심 단장 지도로 춤을 배우는 정단원은 모두 8명. 선교무용단이 지난해 10월 충남 홍성군이 주최한 내포사랑 큰 축제 제4회 홍성 가무악 전국대회서 무용부문 대상을 수상한 뒤 춤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기초반, 할머니반도 따로 꾸렸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3년 간 춤을 배운 단원들은 요즘도 매주 세 차례 성당에 모여 춤 연습을 한다. 요청이 오면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하기에 늘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
어머니 무용단으로 취미삼아 시작한 춤이 전문가들 뺨치는 실력으로 성장하는 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평균 연령 57살의 적잖은 나이에 춤 장단과 순서를 외우는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북이며 공연복 구입부터 공연을 가기 위한 차량 대절비용까지 모두 단원들이 사비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다 출연료가 들어와도 단원들은 건축헌금이나 감사헌금으로 모두 봉헌한다. 이런 기도와 봉사활동 덕에 단순히 춤을 배우러 온 타 종교 신자들이 자연스레 입교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최고령 단원인 정태순(아녜스, 64)씨는 "춤이 생활의 활력소"라며 "자신감도 생기고 부지런해질 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춤을 출 때마다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느낀다"며 "좀 더 실력을 쌓아 교황님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게 소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용단은 오는 9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에도 참가해 우리춤을 알린다. 문의 : 019-273-9731, 심혜숙 단장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