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4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미사를 거행하고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에 즉위했다. “여러분의 사랑이 있어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이 순간 이처럼 나약한 하느님의 종으로서 저는 모든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이 엄청난 소임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제가 어찌 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성인들이 저를 보호할 것이며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이 저와 함께 할 것입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4월 24일 오전 10시(로마 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미사를 거행하고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에 즉위했다.
이날 즉위식에는 150여명의 추기경단과 전세계 140여개국의 정치 종교 지도자를 포함해 35만여명의 순례자가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고 즉위식 장면은 전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교황은 즉위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저의 진정한 통치는 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며 나의 생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보편교회 주님의 말씀과 뜻에 귀를 기울이며 그분의 인도를 받아 인류 역사 안에서 그분 자신이 교회를 이끌어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현대 사회를 「사막」(desert)으로 비유하며 『오늘날 세상에는 가난과 굶주림 자포자기와 소외 파괴된 사랑 공허한 영혼 인간 생명의 존엄성 상실 등 수많은 「사막」이 존재한다』며 교회의 사명은 『사람들을 사막에서 이끌어내 풍성한 생명을 선사하시는 성자께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날 아침 성 베드로 대성당 안의 사도 베드로의 무덤으로 가서 경의를 표시한 뒤 즉위미사를 위해 추기경단과 함께 성 베드로 광장으로 입장했다. 미사가 시작된 뒤 교황이 교황직의 상징인 팔리움을 어깨에 걸치고 어부의 반지를 끼는 순간 베드로 광장은 거대한 환호가 터져나오면서 새 교황 즉위의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하는 열기로 뒤덮였다.
교황의 강론은 끝없이 이어지는 환호와 갈채로 자주 중단됐고 그때마다 새 교황은 미소를 띤 얼굴로 순례자들을 바라보며 잠시 호흡을 고르기도 했다.
교황이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받은 후 전세계 8개국에서 온 12명의 대표들은 보편교회를 대신해서 새 교황에게 사랑과 순명의 서약을 했다.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호르헤 메디나 에스테베즈 추기경과 함께 김수환 추기경이 추기경단을 대표했으며 로마 교민 민동수-박은희씨 부부와 아들이 전세계 가족들을 대표해 교황에 대한 순명 서약을 했다.
김추기경은 이날 미사를 다른 3명의 추기경 교황과 공동 집전했고 팔리움을 전달할 때 기도문을 바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