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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호(가운데) 주임신부가 14일 당고개 순교성인들을 위한 `천상탄일미사`에서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하고 있다. 권 신부 뒤로 순교성인들을 형상화한 부조작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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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1도를 웃돌며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주임 권철호 신부)이 당고개 순교성인들을 위해 `천상탄일미사`를 봉헌한 14일, 며칠째 칼바람 불던 당고개에 따스한 햇살이 내려 앉았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2가에 있는 당고개 순교성지는 기해박해(1839년) 끝무렵인 12월 27~28일(음력) 박종원(아우구스티노)ㆍ홍병주(베드로)ㆍ이경이(아가타)ㆍ손소벽(막달레나) 등 신앙선조 10명이 참수형 등으로 순교한 장소다.
삼각지본당은 매년 당고개 순교자들 순교일을 기해 특별미사를 봉헌한다.
올해는 설과 사순절이 맞물린 탓에 특별미사를 한 주 미뤄 이날 봉헌했다.
`천상탄일(天上誕日)`이라는 명칭은 권철호 신부가 붙인 것이다.
순교한 날이 하늘에서 새로 탄생한 날이라는 뜻을 드러내 순교 성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게 하려는 취지다.
미사도 여느 미사와 조금 색다르다. 성가를 `당고개성지 순교자 찬가`로 시작해 `순교자찬가`로 마무리했다.
말씀의 전례도 순교자 10명의 발자취를 낭독하며 그들 넋을 기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권 신부는 강론에서 "신앙 후손인 우리가 기도하지 않으면 순교자들은 은총의 문을 결코 열지 못한다"며 "지금이라도 그분들을 기억하고 우리 부족한 점을 채워달라고 청해야 천상 은총을 나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내년부터는 당고개 순교성지에서 천상탄일미사를 봉헌할 수 없게 된다.
용산 국제업무단지와 뉴타운 개발 등 주변 재건축 계획이 곧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고개 순교성지 경당은 기념성당으로 거듭나며, 성지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