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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수(왼쪽에서 두번째)씨가 구역원들 사랑방인 자신의 이발관에서 구역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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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명에 불과하던 구역모임 참석자 수가 10~12명으로 무려 3배 이상 늘어났다면?
비결이 궁금할 것이다. 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 `방화2동 1구역`을 교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활성화된 남성구역으로 이끈 이는 다름 아닌 구역장 조명수(바오로, 54)씨. 박근수(베드로) 공항동본당 남성총구역장은 "조씨처럼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구역장은 처음 봤다"면서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터득한 하느님의 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방화동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 조씨는 3년 전 처음 구역장을 맡을 때 밤잠을 설쳤다.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 까닭이다. 하지만 구역장 역시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소명이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구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먼저 구역원들이 자주 모여야겠다는 생각에 부인을 동반한 구역 단합모임을 시작한 조씨는 구역원들이 회비를 부담스러워할까봐 회비를 따로 정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은 한도에서 알아서 내도록 했다. 회비 모은 것만으로 행사비를 충당할 수 없는 경우 얼마간 구역장 개인의 출혈(?)도 감수해야 했지만 모임에 참석하는 구역원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은 그것을 보상하고도 남는 기쁨이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이발관을 구역모임 공간으로 내놓은 것도 집이 좁아 모임을 갖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구역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다. 조씨는 "이발 기기들을 한구석에 몰아넣은 뒤 신문지를 깔고 둘러 앉으면 모두 어깨가 닿을 정도로 좁지만 분위기는 더할나위 없이 화기애애하다"고 뿌듯해했다.
주일에도 일을 해야하기에 본당 주일행사 때 구역장으로서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조씨는 자기 구역 신자의 세례식이나 견진성사가 있는 날이면 비록 자신이 가지는 못하더라도 같은 구역 여성구역장을 통해 꽃이나 책과 같은 선물을 잊지 않는다. 선물을 받은 이들은 조씨를 기억하고, 이후 조씨는 이들을 찾아가 구역모임에 나올 것을 권유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어렵사리 구역모임에 나온 초보 신자들을 위한 배려도 각별하다.
조씨는 "갓 입교한 신자들이 복음나누기나 발표에 익숙치 않은 것은 당연하다"며 "참석해서 듣는 것만도 하느님의 큰 은총임을 강조하면서 그들이 편한 마음으로 구역모임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 모이는 조씨 구역은 정해진 모임 날짜가 없다. 구역원들이 각기 다른 직종에서 일하기에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이 모두 달라 고정된 날짜를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장 많은 구역원들이 모일 수 있는 날을 정해서 통보하는 식으로 날짜를 잡는다. 조씨 이발관 달력은 구역원들이 쉬는 날을 표시한 메모로 빼곡하다.
조씨는 또 구역모임이 복음나누기 1시간과 친교시간 1시간을 합해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했다. 2차가 길어지면 구역모임의 취지가 흐려질뿐 아니라 불필요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밤 8시에 시작해늦어도 10시면 끝나 부인들 눈총을 받을 일도 없다.
사실 조씨의 봉사는 구역장 활동뿐만이 아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면 장애인시설이나 복지관을 찾아가 소외된 이웃들에게 이발봉사를 해온 지 벌써 26년째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조씨는 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 조씨는 "봉사만큼 즐거운 중독"은 없다고 했다.
"나중에 하느님이 생전에 뭘 했냐고 물어보실 때 뭐라도 대답할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발봉사나 구역장 활동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하느님께 빈손으로 갈 수는 없잖아요?"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