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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본당 신자들이 재난봉사지도 앞에서 초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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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묵주기도를 선창하던 신자가 목이 멘 듯 잠시 기도를 멈춘다. 촛불을 들고 묵주를 손에 쥔 채 성당 마당에 선 신자들 중에도 눈물을 훔치는 신자가 여럿 있다. 성모님께 어여쁜 화관을 씌워드리고 그분이 가장 좋아하시는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성월을 마무리하는 기쁜 날이어서 일까?
신자들의 눈물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겨웠던 지난 겨울의 기억, 전국 곳곳에서 나눔을 실천하려 성당을 찾아줬던 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절망 가운데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속삭이시듯 굽어보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감사함이 배어 있었다.
5월 29일. 대전교구 태안성당에서 특별한 성모의 밤 행사가 열렸다. 겨울부터 시작된 기름과의 전쟁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래서 내일은 또 바다에 나가야 하지만, 이 날 만큼은 구순 할머니부터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모든 신자들이 한복을 입고 말끔히 옷을 빼 입고 성당을 찾았다.
본당 주임 최익선 신부는 성모의 밤 시작에 앞서 “하느님께서는 절망에 빠져 있는 우릴 저버리지 않으시고 전국의 수많은 봉사자들을 이곳에 불러 고귀한 사랑의 역사를 일궈내셨다”며 “오늘 특별히 마련한 성모의 밤 행사에서 전국의 수많은 은인들을 위해 감사 기도를 바치자”고 당부했다.
은인들에게 전하는 공동체의 감사는 성모의 밤을 맞아 특별히 제작한 ‘재난봉사지도’ 봉헌으로 절정을 이뤘다. 태안반도 지도를 축소해 만든 유류재난봉사지도에는 청정바다를 뒤엎었던 검은 기름때 대신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봉헌한 분홍색 장미 80송이가 자리했다. 본당공동체 신자들과 전국의 봉사자들이 기름때를 제거하기 위해 쪼그려 앉아 씨름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도에 빼곡히 자리한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는 감사의 꽃이면서 한편으로 공동체가 그렇게 염원하는 희망의 꽃이다.
본당 초등부 주일학교에 다니는 김수희(안젤라) 어린이가 읽어 내려가는 ‘성모님께 바치는 글’은 이날 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그때는 추운 겨울이었는데 벌써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려고 하네요. 작년 여름에는 가족들과 바닷가에서 신나게 수영도 하면서 행복한 휴가를 보냈는데, 지금은 기름 바다가 된 우리 바다를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깨끗한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힘쓰고 있어요. 그러니까 성모님께서 도와 주셔서 기름 바다가 깨끗한 바다로 하루 빨리 변할 수 있도록 꼭 도와주세요.”
※문의 041-674-1004 태안본당 사무실
이승환 기자
swingle@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