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는 하느님 선물의 정점
![]() ▲ 성체성사는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선물들 가운데 핵심이자 정점인 선물이다.
사진은 1989년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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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차 세계성체대회(15-22일)를 개최하는 캐나다 퀘벡대교구(교구장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는 교황청 세계성체대회위원회 승인을 받아 제49차 세계성체대회 기조 신학 문서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성체」를 펴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성체성사의 의미와 성체성사가 요청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 등을 담고 있는 이 문서를 3회에 걸쳐 요약, 소개한다.
▨하느님의 탁월한 선물인 성체성사
거룩한 성체성사는 세상 창조 이래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여러 선물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선물이다. 성체성사는 인간과 최종 계약을 맺으시려는 하느님 계획을 실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성사로써 그리스도의 피로 봉인된 새로운 계약을 분명하게 제정하신다. 이 계약은 하느님과 우리 신앙 선조인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맺은 계약의 오랜 역사를 최종적으로 보증한다.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당신 몸과 피로 주신 선물의 살아있는 기념제이다. 성체성사야말로 새 계약에 따른 예배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사람이 되신 말씀과 생명을 주시는 성령께서 베푸시는 하느님 선물의 정점이다.
우리 구세주께서는 붙잡히시던 그 밤의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는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세세에 영속화하고, 또한 그때까지 사랑하는 신부인 교회에 당신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맡기시려는 것이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지이자 사랑의 끈이며, 미래 영광을 보증하는 파스카 잔치이다.
성체성사 제정에는 우리 이해력과 범주를 넘어서는 깊은 신비가 감춰져 있다. 성체성사는 끊임없이 교회를 자라게 한다. 교회는 성체성사로 살아가고 거기에서 존재 이유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최후 만찬 때 예수님께서는 비록 빵과 포도주의 초라한 표징으로 가려져 계시지만 당신의 성사적 현존, `실재적이고 실체적 현존`의 선물을 주셨다.
▨파스카 신비의 기념인 성체성사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를 축성해서 당신 몸과 피로 변화시키신 최후 만찬 때 성체성사의 근본 양식을 세우셨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내어주신 이 행위에는 그 깊이를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용이 감춰져 있다. 이 행위에는 주님의 건너가심 전체, 곧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사랑의 아버지께 당신을 봉헌하신 것과 성령의 권능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것이 담겨 있는 것이다.
성자께서 당신을 희생하신 사랑의 행위는 아버지께서 성자를 희생하신 사랑의 행위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우리를 위한 성부와 성자의 사랑이 이처럼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것은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시키신 성령께서 증명하신다. 이 삼위일체 선물은 성자께서 죽음에 이르시기까지 당신을 사랑으로 봉헌하시고, 부활하시어 죄와 죽음을 이긴 삼위일체 사랑으로 세상을 하느님과 화해시킨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성체성사는 지나간 사건을 기억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6년 부활성야 미사 강론에서 "부활은 생명의 오랜 역사와 발전에서 최고의 `돌연변이`, 즉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이자 우리 인간과 전체 역사와 관련해 완전히 새로운 질서로 나아가는 도약"이라고 말했다.
성체성사는 언제나 `현재`인 사건을 성사적으로 나타낸다. 십자가 위에서 이뤄진 예수님 사랑의 봉헌을 아버지께서 받아들이시고, 성령께서 영광스럽게 하셨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봉헌은 시공을 초월하고 주님의 분명한 뜻에 따라 교회의 믿음에 영원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남는다. 교회는 성찬의 잔치를 거행할 때 궁극적 종말론적 사건으로, 곧 우리에게 베풀어지는 유일무이한 사랑의 사건으로 기쁘게 받아들인다. 이 잔치의 본질은 하늘에 오르셔서 언제나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이다.
정리=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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