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삼위일체 친교의 신비…성체성사로 하느님과 인간 결합
▨성체성사는 구원의 성사인 교회를 세운다
탁월한 선물인 성체성사는 계약의 신비, 곧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되는 혼인의 신비다. 성체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하나가 된 백성, 살아있는 공동체인 동시에 주님과 함께하는 단일하고 신비한 인격체로 끊임없이 거듭나게 하신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그러므로 우리가 단순히 그리스도인이 된 것뿐 아니라 우리가 그리스도 자신이 된 것을 기뻐하고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성체성사로 살아가는 교회는 몸이 머리와 분리될 수 없듯이 성체성사와 분리될 수 없기에 새 계약의 백성이다. 교회는 그 자체로 성사이다. 참으로 교회는 세상을 위한 삼위일체 친교의 보편적 성사이다.
▲친교인 교회의 선물
하나로 모인 하느님 백성인 교회는 모든 인류를 위한 삼위일체 친교의 신비이며 구원의 성사다. 하느님께서는 이 백성을 하나로 불러모으신다. 새 계약을 지키도록 성령께서는 이 백성들을 각기 다른 교계 구조와 다양한 은사 직무에 따라 조직하신다. 교회는 온전한 교회의 활력을 표현하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 안에서 구성원들이 성사적 친교를 통해 일치를 이루게 한다.
미사 때마다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 일치를 위해 바치신 성령 청원기도를 드린다. 예물과 회중에게 내려오시는 성령께서는 성찬례를 드릴 때마다 활동하시는 삼위일체 친교의 영광이시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백성이며 구원의 성사인 교회가 함께 하나로 모이고, 성경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부활 성사로 여기 이 지상에서 영원한 생명과 끊임없이 화해하고 친교를 나눠야하는 이유다.
▲교회의 성찬의 응답
예수님 성찬의 마음에서 가장 먼저 흘러나오는 나눔의 첫 형태는 사랑의 새 계명이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이 계명은 새로운 것이다. 그 척도가 더 이상 이웃을 우리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듯이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계명은 같은 신앙으로 주님과 하나가 된 제자들의 종말론적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본질적 요구를 하고 있기에 새로운 것이다. 이 계명은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는 마음과 겸손이 필요하기에 새로운 것이다. ]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 교회들이 제각기 주님의 만찬 예식을 거행하는 것은 숨기거나 간과할 수 없는 역사적ㆍ교리적 차이를 드러낸다. 하나이고 같은 세례로 일치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세상에 개인이나 집단으로 주님 말씀을 증언하는 일에서 분열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 같은 식탁 앞에서 완전한 친교로 다시 일치되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우리는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요한 17,11) 그리스도의 몸의 모든 지체 사이의 화해를 추구하고자 노력한다. 성찬례 거행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의 한 백성이 주님의 한 식탁에서 다시 이루게 될 일치를 미리 맛보고 희망한다.
교회는 서로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형제애를 실천하는 고유한 표징으로써 자신이 주님께 속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제자들의 공동체다.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사랑을 계속 받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와 같은 사랑을 할 수 없다. 주님의 새 계명은 우리의 자유에 맡겨진 단순한 도덕적 이상이 아니라 주님과 당신 제자들이 함께 나누는 사랑의 계약이다. 그 사랑은 그 원천인 주일 성찬례에서 끊임없이 새로워짐으로써 더욱 커지고 세상을 밝혀 준다.
정리=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 ▲ 캐나다 청년들이 제49차 세계성체대회 상징인 `새 계약의 궤`를 어깨에 메고 성체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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