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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가톨릭대 신학생들이 6월 27일 서울 조계사에서 영공 스님 안내로 조계사를 둘러보고 있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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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曹溪寺).
가톨릭으로 치자면 명동대성당과 같은 한국 불교의 중심지인 이곳에 뜻밖의 손님들이 방문했다. 영공 스님 안내를 받으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조계사 경내를 둘러본 이들은 이정주(광주가톨릭대) 신부와 광주가톨릭대 5ㆍ6학년, 부제들로 구성된 20여 명의 신학생들이다.
조계종 총무원 회의실로 자리를 옮긴 신학생들은 혜경(조계종 총무국장) 스님에게 불교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신학생들은 스님이란 용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한국 불교 스님 수는 몇 명이나 되는지, 불교는 이른바 유사 영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질문들을 쏟아내며 불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이들의 뒷걸음에는 좀더 많은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듯했다.
신학생들의 조계사 방문은 주교회의가 26~27일 이틀간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라는 주제로 진행한 개신교 및 이웃 종교 둘러보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는 미래 사목자인 신학생들에게 주교회의 역할과 활동을 소개하고, 가톨릭이 아닌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신학생들은 `교회 일치`를 주제로 한 첫날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ㆍ대한성공회ㆍ정교회 한국대교구를 찾아 권오성(KNCC) 총무ㆍ박경조(성공회 서울교구장) 주교ㆍ나창규(정교회 교무국장) 신부와 만남의 시간을 갖고, 교회일치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종교간 대화`를 주제로 이어진 이튿날에는 주교회의와 교황대사관을 견학한 뒤 조계사와 성균관 등을 방문해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규현(시몬, 6학년) 신학생은 "직접 와서 체험해보니 참으로 유익하고, 교회일치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면서 "앞으로 사제가 돼 사목을 할 때 항상 교회 일치를 염두에 두고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가진(안드레아) 부제는 "신학교에서 불교를 공부하긴 했지만 이렇게 사찰을 직접 방문해 보고 듣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한국교회에 다른 종교와 만남의 기회가 좀더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주교회의는 앞으로 전국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프로그램을 매년 6월 넷째 주에 실시할 계획이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