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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은동본당 성전기공식에서 염수정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와 이요섭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관계자들이 성전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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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맞아 너무 싫었는데 막상 헐리는 것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24일 서울대교구 홍은동본당(주임 이요섭 신부) 새 성전 기공식장. 그렇게 기다리던 기공식이지만 뼈대만 앙상한 낡은 임시 성전에서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고 기공식에 참석한 신자들 얼굴엔 만감이 교차한다.
홍은동본당 신자들은 2004년 본당이 신설되면서 컨테이너 임시 성당에서 4년간 힘들게 신앙생활을 했다. 금전적으로 넉넉지 않은 지역 특성상 새 성전을 짓기 위해 본당 사제와 신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사무실엔 그 흔한 휴지통 대신 종이상자가 그 자리를 차지 할 정도로 아끼고 또 아꼈다.
유아방 출입구엔 지붕이 없어 비만 오면 신자들 신발이 젖는 불편을 겪었다. 인근 상점 간판을 재활용해 지붕을 만들자 `영이와 바둑이`라는 상호가 지붕에 그대로 써 있어 "무슨 뜻이냐"는 호기심어린 질문이 잇따라 웃음을 주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절약해 성전 건립 기금에 보태려고 식복사도 없이 지낸 본당 신부의 속 마음도 몰라주고 일부 신자들은 처음엔 `수전노` `노랭이`라고 험한 소리를 했고 본당 신부와 함께 궁상(?)을 떤 신자들도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런 중에도 궁상맞는 일에 동참하는 신자들이 늘었다. 묵주와 자수를 만들어 팔고 바자를 여는 등 십시일반으로 전 신자가 하나 돼 성전건립 기금을 모았고 의류회사 `잠뱅이`처럼 소리없이 도와 준 고마운 이들도 많았다. `왕소금 형님`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짜게 살면서도 농촌 지역에서 성전 건립 등 도움을 청하면 외면하지 않았다.
성전건립을 위한 묵주기도 300만단, 전신자 성서필사, 준주성범필사 등을 통해 열약한 상황에서 즐거운 불편을 배우며 신자들 마음은 하나로 뭉쳤다.
윤갑진(베드로, 74) 총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신앙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 "며 "모든 신자가 힘을 모아 주님 보시기 좋은 성전을 건립하는데 변함없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시성전이 헐려 앞으로 미사는 인근 대학 강당을 빌려 봉헌한다. 아직도 새 성전 건립을 위해 신자들이 갈길은 멀다.
이요섭 주임 신부는 "신자들의 땀과 기도로 건립되는 새 성전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며 신자들의 그동안 노고를 치하하고 성전 건립을 위한 지속적 정성을 당부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