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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 오브 라이츠` 행사에서 조성애 수녀(왼쪽에서 네번째) 등 사형폐지소위 위원들과 서울 사회교정사목위 담당 이영우 신부(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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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염원하는 빛이 서울 명동 밤하늘을 밝혔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을 맞아 11월 30일 오후 8시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하며 생명의 빛을 밝히는 ‘시티 오브 라이츠(City of Lights)’ 행사를 열었다.
전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생명 사랑’ ‘사형폐지’ ‘죽음에서 생명으로’ 등 사형폐지 기원을 담은 불빛을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 건물 외벽에 쏘며 신자들과 일반시민들에게 생명 문화 건설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아내 김미경(클라라·41)씨, 딸 최윤영(조이야·5)양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최상근(토마스 모어·42)씨는 “평소 사형제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행사를 통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임을 새삼 되새기게 됐다”면서 “이런 행사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더 많은 이들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앞서 오후 7시부터는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1300여 명의 신자들이 사형폐지 기원미사를 봉헌하며 우리 사회에서 죽음의 그늘을 거둬나가는데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미사에서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작가 공지영(마리아·45)씨는 사형수를 만나온 자신의 체험 발표를 통해 사형제가 반생명적이고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임을 역설했다. 공작가는 “회개하고 변해가는 사형수들을 보면서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확신했다”면서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심”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전후해 명동 일대에서는 사형폐지특별법 입법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이 펼쳐져 거리를 오가는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세계 사형반대의 날은 1797년 11월 30일 세계 최초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시가 사형을 폐지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으며, 지난 2002년부터 산 에지디오 (Sant’Egidio)공동체와 세계 사형제도반대연합(the World Coalition Against the Death Penalty) 등이 중심이 돼 매년 이날 전세계의 인권단체들이 동시에 공공건물에 조명을 밝혀 사형폐지를 촉구하는 ‘시티 오브 라이츠’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