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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평화 건설 위한 빈곤 퇴치에 동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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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 베드로 광장을 향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교황은 빈곤으로 인한 생명 경시와 파괴, 전쟁, 기아 등을 우려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사랑’을 통한 전 세계적 연대를 강조했다.
 
교회는 지난 1967년 12월 8일 교황 바오로 6세가 68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선포한 이후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내오고 있다. 교황은 매년 세계 평화의 날마다 특별한 주제를 담은 메지시를 발표해 전 세계 모든 가톨릭 신자들과 선의의 모든 이들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해오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9년 1월 1일 ‘빈곤 퇴치와 평화 건설’이란 제목의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발표,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와 선의의 모든 사람이 더 넓은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실제로 그들을 돕는 가능한 모든 일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새해를 맞이하여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전하며, 이 담화를 통해 ‘빈곤 퇴치와 평화 건설’이라는 주제에 대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93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전 세계 인구의 빈곤 상황이 평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셨습니다. 빈곤은 흔히 전쟁을 비롯한 분쟁들을 조장하거나 강화하는 요인이 됩니다.

아울러 이러한 분쟁은 빈곤의 비극적 상황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대부분의 경제 선진국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빈곤 퇴치를 위해서는 복합적인 세계화 현상을 신중히 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빈곤은 흔히 ‘인구 증가’의 결과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출산율 감소를 위한 국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데, 이따금 여성의 존엄을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몇 명의 자녀를 가질지 책임감 있게 결정할 부모의 선택의 권리도 존중하지 않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방식들은 흔히 생명권조차 존중하지 않습니다. 빈곤 퇴치의 명목으로 수백만의 태아를 살해하는 것은 실제로 모든 인간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실제로 가장 발전한 선진국들 가운데 높은 출산율을 가진 나라들이 더 좋은 발전의 기회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구는 빈곤을 조장하는 요인이 아니라 일종의 자산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또 다른 분야는 ‘말라리아, 결핵, AIDS 등 유행병’과 관련됩니다. 특히 빈곤의 주요 원인인 AIDS와 싸우는 일은 그 바이러스의 확산과 연관된 도덕적 문제들을 함께 다루지 않고서는 힘듭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간의 존엄에 온전히 부합하는 성윤리를 증진하는 교육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빈곤 퇴치를 위한 계획에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그 본질적인 도덕적 차원을 또 한 번 분명히 드러내는 세 번째 분야는 ‘아동 빈곤’입니다. 오늘날 절대적 빈곤 상태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절반가량이 어린이입니다. 가정이 흔들릴 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고통 받게 됩니다. 여성과 어머니의 존엄이 보호받지 못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이는 바로 아이들입니다.

도덕적 관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네 번째 분야는 ‘군비 축소와 발전의 상호 관계’입니다. 세계 군비 지출의 현 수준은 우려할 만합니다.

지나친 군비 지출의 증가는 무기 경쟁을 가속화하고 저개발과 절망의 고립 지역을 만들어 낼 위험이 있어서, 역설적으로 불안과 긴장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질적 빈곤 퇴치와 관련된 다섯 번째 분야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태롭게 하는 현재의 ‘식량 위기’입니다. 그런데 식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식량 접근의 어려움과 여러 다른 형태의 투기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의 필요와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제도가 구조적으로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불평등의 격차를 넓히고 폭력적인 반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화 건설의 가장 중요한 길 가운데 하나는 온 인류 가족의 이익을 지향하는 세계화의 길입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통제를 위해서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또한 풍족한 나라들을 포함하여 개별 국가 안에서도 강력한 의미의 전 세계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공동 윤리 강령’이 필요합니다.

빈곤 퇴치를 위해 참으로 필요한 것은 깊은 형제애로 살아가고 진정한 인간 성장의 여정에서 개인과 가정과 공동체를 동반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조만간 모든 사람이 불의한 체계가 낳은 왜곡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세계화 그 자체가 평화를 건설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에 세계화는 분열과 분쟁을 낳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사랑’을 상기해 보는 것이 시의적절할 것입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 13)하신 평화의 임금님인 주님의 이 당부 말씀을 충실히 따르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남는 것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생활양식, 생산과 소비 형태의 변경 그리고 오늘날 사회를 다스리는 이미 확립된 권력 구조의 변화’를 통하여,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와 선의의 모든 사람이 더 넓은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실제로 그들을 돕는 가능한 모든 일에 참여하도록 초대합니다. ‘빈곤 퇴치는 평화 건설이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명한 진리입니다.

2008년 12월 8일 바티칸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정리 곽승한 기자 paul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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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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