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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ME 협의회가 처음 마련한 `지적발달 장애아 부모를 위한 주말`에서 한 부부가 화해의 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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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1일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가톨릭문화회관. 김종수(베드로, 46)ㆍ이경숙(로사, 46)씨 부부가 2박 3일 매리지 엔카운터(ME) 주말을 마치고 나오자 본당 ME 가족들이 노래와 함께 뜨거운 박수로 맞는다. 가슴이 뭉클해진 부부는 손을 잡으며 다짐했다. `서로 사랑이 되어 더 잘 살겠노라고….`
이들 부부에게는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다. 그렇다보니 이들은 함께 있어도 아이에게 매여 살았다. 그러다 남편 김씨는 냉담의 길로 접어 들었고 서로 깊은 대화는 자주 오가지 않았다. 서로에게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더 어려웠다.
수원교구 ME 협의회(대표 박애선ㆍ조태종, 서상진 신부)는 1월 30일~2월 1일 제1차 지적발달 장애아 부모를 위한 주말을 열었다. 지난해 제주, 광주대교구에서 실시한 다문화 가정의 주말에 이은 맞춤형 주말이다. 주말의 은총을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부부에게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주말에는 수원교구 소속 부부 20쌍이 참가했다. 일반 가정보다 더 큰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사랑의 대화를 나눴다. 섭섭해도 말할 수 없었던 갈등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시간이었다. 특히 편지쓰는 시간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술술 써 내려갔다. 또 장애아 자녀를 키우는 선배 부부의 경험담은 많은 도움이 됐다.
참가 부부들은 "더 큰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는 마음에 늘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 곳에서 벽을 허물고 둘만의 사랑의 언어를 발견하고 돌아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협의회 대표 조태종(아우구스티노)씨는 "아픔을 겪는 부모들이 하느님의 부부사랑을 체험해 생명이 피어나는 성가정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주말이 전국적으로 확대돼 장애재활의 다리를 놓아주는 `사랑의 주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 031-251-2258, 수원 ME 협의회 사무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