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전주교구 신태인본당 ‘바자 열리던 날’

역사·신앙 우리 손으로 지킨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4월 17일 신태인 본당 어르신들이 설거지를 하며 바자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국밥 몇 그릇 말아내고, 토산품 몇 점 선보이는 그저 그런 작은 잔치가 아니다. 큰 잔치판이다. 커도 보통 큰 잔치가 아니다. 4월 17일,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곳곳에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성전재건축과 사랑 나눔을 위한 신태인본당(주임 김봉술 신부) 대 바자회.

평야 지역에 위치한 신태인읍 일대는 한때는 3만여 명이 거주할 정도로 번화한 곳이었다. 그래서 신앙 공동체도 일찍부터 들어섰다. 하지만 이농현상으로 인해 현재 읍내 거주 인구는 8000여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신앙공동체의 축소로 이어져 현재 매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는 3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그 노인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찹쌀 10가마로 술을 빚었다. 대형 무쇠 솥 4개에 소머리를 사과나무 장작불로 이틀 동안 푹 고았다. 장작만 1톤 트럭 2대분이 들어갔다. 추어탕도 재료를 중국산이 아닌, 자연산 미꾸라지를 사용했다.

대형 텐트 수십여 개가 쳐졌고, 탁자와 테이블 수백여 개가 놓여졌다.

그 사이를 오가는 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다. 어묵과 순대 부스를 담당한 이홍자(마리아·81) 할머니가 “성당을 위한 일이어서, 지역을 위한 일이어서 힘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며 자로 잰 듯 정확한 두께로 순대를 썰어내고 있다. 설거지대 앞에서 앞치마를 두른 오병수(요셉·71) 할아버지는 “한평생 살아오면서 설거지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손님들이 하나둘 성당을 찾기 시작했다. 신자, 비신자 구분이 없다. 비신자라 할지라도 마을에 잔치가 열렸으니, 당연히 찾아오는 분위기다. 주문을 받은 장대섭(미카엘) 신학생 등 신태인본당과 인근 본당 신학생 4명이 음식 쟁반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본당 수녀님들도 예외가 아니다. 본당이 동원할 인력을 모두 동원한 셈이다.

사목회 이익규(스테파노·57) 회장은 “성당 재건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성당 모든 신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바자를 준비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려는 신태인 공동체를 많은 이들이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골마을에서 열리는 바자에 과연 몇 명이나 올까…. 벌여놓은 잔치에 손님이 없으면 그것도 무안한 일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인근 본당 신자는 물론이고 전주에서까지 소문을 들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이내 성당 마당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그 덕분에 잔치는 한층 잔치다워졌다.

노래 마당이 열렸다. 신자, 비신자들의 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모두가 잔치 속에서 하나가 되고 있었다.

김봉술 주임신부가 말했다. “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신태인본당은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상징적 존재”라며 “우리 힘으로 과거 선조들이 지켜온 신앙 의미를 오늘에 되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교구 신태인본당 신자들은 현재 성전 재건축으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동전 모으기 운동을 전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고 나선다. 더 나아가 지역 노인들을 위한 센터를 마련하고, 집고쳐주기 사업 등을 통해 본당이 지역 복지의 중심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후원 문의 063-571-8201~3 신태인본당, 김봉술 신부 011-496-5485.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4-2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2

1티모 6장 12절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