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학자들과 대화를 담은 자서전적 책 「기억과 정체성:천년간 대화」(Memory and Identity:Conversation Between Millenniums)가 2월22일 출간됐다.
요아킨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책이 지난 1993년 여름 교황의 여름 집무실 카스텔 간돌포에서 교황이 폴란드출신 철학자 요제프 티스흐네르 및 크리지슈토프 미할스키와 대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리졸리출판사가 펴낸 이 책은 228쪽 분량으로 연내 영어판을 비롯해 11개국어로 번역돼 전세계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모든 수익금은 자선 기금으로 사용된다.
교황이 1994년 「희망의 문턱을 넘어서」를 펴낸 이래로 「은총과 신비」(1996년) 「로마의 3부작」(2003) 「일어나 가자」(2004년) 이어 다섯번째로 펴낸 이 책은 근본적으로 지난 100년간 유럽에서 일어난 사상적 논쟁과 21세기에 이 논쟁이 갖는 의미에 대한 교황의 고찰을 담고 있다.
교황은 이 책에서 공산혁명 발생 나치주의 대두 제2차 세계대전 발발 러시아 정권 수립 등을 볼 때 20세기는 선과 악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무대라고 평가하고 선이 승리했다고 믿지만 아직도 우리가 배우지 못한 교훈들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역사적 발전과 현대 유럽에서 나타나는 걱정스런 징표들을 연결하면서 전통적 도덕과 종교적 가치들을 이탈하고 있는 위험스런 상황을 경고했다. 특히 낙태법과 같은 법을 제정한 국회의원들은 그들 권력을 남용했으며 결국 하느님 율법과 자연법과 대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또 과거에는 민족주의자들이 전체주의적 안건들을 밀어붙였다면 오늘날에는 강력한 경제 권력들이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그 경제 권력들은 특히 가난한 나라에 그들의 생각과 사상을 강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민주주의 라는 형식 아래 전체주의가 복제 허용 낙태 안락사 유전자 조작 피임 이혼 등을 허용함으로써 기본적 인간 가치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터무니없는 사례로 최근 동성애 결합을 또다른 형태의 가정 으로 인정하고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꼽았다.
이 책은 어떤 측면에서는 교황 개인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유럽의 사상적 분쟁 한가운데 있었던 폴란드 젊은이였던 교황 자신의 이야기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장은 교황이 1981년 5월13일 베드로 광장에서 무슬림 알리 아그자에게 저격당했던 당시의 느낌과 상황을 아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