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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 해설 (7-끝)

한홍순 한국평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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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안의 사랑」의 의의와 특징

베네딕토 16세의 세 번째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은 교회의 사회교리 전통에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이 회칙은 바오로 6세가 분명하게 제시한 그리스도교적 휴머니즘의 전통을 토대로, 급속히 세계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인간 발전의 소명에 대해 성찰한다. 즉, 이 문헌은 사랑과 진리는 서로 떼어 놓을 수 없으며 발전은 사랑의 진리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세계 경제가 토대로 삼아야 할 도덕적 원리, 곧 정의와 공동선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 문헌은 세계 경제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도덕의 위기임을 지적하면서 진리 안의 사랑에 바탕을 둔 올바른 발전관을 제시한다. 또 이 회칙은 현대 세계의 광범위한 사회 문제들에 대해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그것은 교회 교도권의 권한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다.

 이 문헌은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수행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 곧 도덕적 상대주의와 사회와 인간의 생활에서 하느님을 배제하는 것에 대응하는 것을 기본적 문제 의식으로 삼는다. 진리 없는 사랑은 관계성이 결여된 협소한 영역으로 국한되는 것이다. 그러한 세상에는 하느님이 있을 자리가 없는 것이다.

 교황은 지난 4년 동안 하느님을 이념적으로 거부하는 것, 그리고 창조주에게 무심한 나머지 인간적 가치들에 대해서도 무심하게 되고마는 무관심의 무신론은 오늘날 발전의 주요 장애 요인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새 회칙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힌다. "하느님을 배제한 휴머니즘은 비인간적 휴머니즘이다."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은 사회 회칙으로는 처음으로 생명권과 종교자유권을 인간적 발전과 본격적으로 연결시킨다. 이전의 회칙들이 이 문제들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회칙은 그 문제들을 발전이라는 주제와 체계적으로 연결짓고 있다. 새 회칙은 이러한 권리들이 존중되지 않을 때 경제적, 정치적으로 발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새 회칙에서는 이른바 `인간학적 문제`가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화`한다. 그리하여 출산과 성생활, 낙태와 안락사, 인간 정체성 조작과 우생학적 선택을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로 여기고 순전히 물리적 생산의 논리로만 다뤄질 경우 사회적 양식을 손상시키고 법의식을 파괴하며 가정을 해치고 약자 보호를 어렵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지적은 단지 권고의 성격을 지니는 것만이 아니라 생명과 인간 존엄성과 연관된 인간학적 주제들과 발전에 관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주제들을 체계적으로 연결지어 발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예컨대, 여성의 존엄과 출산과 가정과 수태된 사람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단지 경제적, 생산적 유형의 발전 프로그램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 회칙은 그 밖에도 두 가지 새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하나는 요한 바오로 2세도 제기한 바 있는 환경 문제이다. 이 회칙은 이미 언급한 생명권과 종교자유권을 환경 생태론과 긴밀히 연결짓는다. 환경 생태론은 인간 존엄의 우월성을 무시하고, 자연을 단지 물질적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여기는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을 위한 활동은 자연 생태론의 의미를 규정짓는 인간 생태론의 제일 요소인 인간의 생명권과 체계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새 회칙이 다루고 있는 다른 하나의 새로운 주제는 바로 기술 문제이다. 사회 회칙이 이 문제를 이처럼 유기적으로 다루는 것은 요한 바오로 2세가 회칙 「노동하는 인간」을 통해 기술에 대해 인간학적 관점에서 다룬 이후 처음이다. 기술절대주의적 사고방식은 인간 존엄성을 부인하는 문화를 토대로 물질주의적이고 기계론적 인간 생명관을 촉진하게 되며, 허무주의와 상대주의 문화에 빠지게 된다.

 새 회칙은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원만이 아니라 비물질적 문화적 자원, 사고방식과 의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진리요 사랑이신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새 회칙이 마지막 항(79항)을 기도와 회개의 필요성에 할애하고 있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해 사랑과 정의 안에 살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현대의 고발 문화에 오염된 채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거나 항의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회개해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건설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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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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