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노인들을 돌보는 일에만 전념하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옛 경로 수녀회) 창립자 복자 쟌 쥬강(사진, 1792~1879) 수녀가 11일 바티칸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성인품에 오른다.
전국 4개 분원으로 이뤄진 한국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23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 주례로 시성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소외된 어르신에 대한 사랑과 봉사라는 창설자 영성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다. 쟌 쥬강 수녀의 시성을 계기로 그의 생애와 그가 세운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를 소개한다.
▨쟌 쥬강 수녀
쟌 쥬강은 1792년 10월 25일 프랑스 북부 지방의 조그만 어촌에서 태어났다. 쟌의 아버지는 쟌이 4살 때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실종됐다. 혼자 어렵게 살림살이를 꾸려나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쟌은 15살 무렵 대저택의 부엌일을 돕는 일자리를 얻었다. 부엌 일을 하면서도 주위 가난한 이들과 노인들에게 온정을 베풀었던 쟌은 어떤 청년의 청혼을 받았으나 "하느님께서 저를 원하십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어떤 사업을 위해 저를 점지하고 계십니다"라며 청혼을 거절했다.
이후 쟌은 자신도 모르는 어떤 소명을 기다리며 살았고, 47살이 될 때까지 긴 성숙기를 거친다. 그 사이 성 요한 에우데스의 영성을 따르는 `탄복하올 성모의 3회`에 입회해 영적 기초를 닦았다.
1839년 초겨울에 만난 반신불수 맹인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은 쟌으로 하여금 더이상 주저할 수 없는 결단을 내리게 했다.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하느님의 부르심이었다. 그는 할머니를 모셔와 자기 침대에 눕혔다. 얼마되지 않아 또 한 명의 노인을 데려왔고, 이렇게 식구는 점점 늘어났다. 이 일에 다른 두 명의 처녀가 합세하고 규칙적 기도와 공동생활을 함으로써 `가난한 이들의 자매들`이라는 새로운 수도 공동체가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
쟌은 천주의 성 요한과 성 요한 에우데스의 영성을 바탕으로 수도회 규칙을 만들었다. 공동체 지도 신부에 의해 수도회 원장직을 박탈당한 쟌은 날로 늘어나는 노인들의 양식과 옷을 마련하기 위해 12년간 모금 활동에 전념했다. 쟌은 불의 앞에서 침묵과 온유, 신뢰로 하느님께 응답했고, 말년에는 조용히 기도하면서 지냈다.
쟌이 1879년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수도회 창립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거의 없었지만 그의 삶과 영성은 함께 생활했던 청원자들과 수련수녀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902년 마침내 그가 수도회 세 번째 수녀가 아닌 창립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난한 이가 바로 우리 주님이심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쟌 쥬강의 고백은 자신의 온 생애를 통해 체험한 `가난의 영성`을 웅변한다. 쟌은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다.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가난한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이 유일한 사도직인 수도회는 현재 전 세계 30여 개 국에서 210여 개의 분원(양로원)을 운영하며, 1만4000여 명의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본원은 프랑스에 있으며, 수도회원은 3000여 명이다.
쟌 쥬강의 영성을 따르는 평신도들의 모임 `쟌쥬강회`도 있다. 1998년 교회 인준을 받은 쟌쥬강회는 남녀 평신도들이 쟌 쥬강에게서 물려받은 영적 유산을 함께 나누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수도회 사도직에 협력하며, 각자 삶의 현장에서 창립자의 정신을 빛내는 것이 설립 취지이다. 18살 이상 남녀 신자로서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사도직 사명에 협력하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입회할 수 있다. 쟌쥬강회 회원은 전 세계적으로 2000여 명에 이른다.
1971년 한국에 진출한 수도회는 극동아시아관구 소속으로, 현재 평화의 모후원(수원)ㆍ쟌쥬강의집(서울)ㆍ성요셉동산(전주)ㆍ예수마음의집(전남 담양) 등 4개 분원(양로원)을 중심으로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수도회원은 50여 명이다.
쟌쥬강의집 조은숙 원장수녀는 "하느님은 쟌 쥬강 어머니를 시성하심으로써 당신이 원하셨던 사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시고, 또 계속 열매를 맺게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수도회와 함께하고 도와준 모든 은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문의 : 031-241-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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