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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남본당 김민호 신부(가운데)와 신자들이 어린이집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함께 농사지은 고구마를 캐며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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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나자 성당마당으로 나온 신자들이 밀짚모자를 챙겨 든다. 팔 토시와 장갑을 끼고 호미까지 챙기는 모습이 베테랑 농사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9월 20일 수원교구 여주 가남성당. 농촌본당의 재정적 어려움을 돕고 어린이집을 짓고자 전 신자가 한마음으로 고구마농사를 지은 지 올해로 7년째다. 이날은 고구마를 수확하는 날. 본당 주임 김민호 신부와 은총표 10장을 받기로 합의(?)를 본 주일학교 아이들도 호미를 들고 따라나섰다.
"야~ 신부님 얼굴이다!"
고구마를 캐던 한 아이의 외침에 고구마밭이 웃음바다가 된다.
"큰 고구마를 캘 때 제일 재밌어요. 전 고구마 튀김을 좋아하거든요."(오진철, 7, 예비신자)
"힘들어도 해야지~! 내가 열 살만 젊었어도 좋았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다같이 일하니 재밌잖아."
다리 수술 후 쪼그리고 앉아 일하기 힘들다는 조병희(바로베아, 77) 할머니는 양파 자루에 스티로폼을 넣어 손수 제작한 방석(?)을 허리에 묶고 부지런히 호미질을 한다.
지난해 부임해 고구마농사는 처음 짓는다는 김민호 신부는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자연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게 되고, 신자들이 하나 되는 것을 느꼈다"며 "본당을 위해, 또 우리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땅을 포기하지 않는 신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자 수 1400여 명인 가남본당은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어르신 비율이 60가 넘는 전형적 시골본당이다. 내년에는 도시본당과 자매결연을 통해 농촌체험, 직거래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고구마 10㎏에 1만3000원. 문의 : 031-882-1103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