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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사순절 특강] 이형우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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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은 사순시기를 좀더 뜻있게 보낼 수 있도록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본당(주임 박신언 몬시뇰)이 21일부터 3월14일까지 4주에 걸쳐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대성전에서 실시하는 사순절 특강을 요약 소개한다. 주제와 강사는 △21일 사랑과 섬김과 나눔의 기쁨(이형우 아빠스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장) △28일 내 안에 촛불이 꺼질 때(채준호 신부 예수회 한국지구장) △3월7일 아! 목마르다(오상선 신부 작은 형제회 관구장) △14일 오늘의 부활의 의미(정순택 신부 가르멜 수도회). 평화방송TV는 특강을 녹화해 24일부터 4주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본방)에 방송할 예정이다.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우리가 원래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일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죄를 주님의 귀한 피로 속량하시고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하셨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사랑 가득하시고 지존하신 하느님 앞에 서면 자신의 불충을 깨닫게 된다. 흙먼지에 불과한 인간에게 무슨 자존심이나 교만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모든 일에 대해 그저 황공무지로소이다 라는 감사기도를 바칠 수밖에 없다. 감사기도는 지극히 신실하시고 선하시고 아름다우신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찬미의 기도다.
 오른뺨을 때리거든 왼뺨마저 대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마더 데레사와 같은 성인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지 우리는 전혀 따라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을 주고 병든 이를 돌보는 것이 바로 내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비결을 제시한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수직적 사랑이 우리 이웃에 대한 수평적 사랑과 같은 사랑이라는 사실이다. 교황보다 훨씬 귀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웃 안에 계신다.
 예수가 제자들 발을 씻겨주면서 말씀하신 서로 사랑하시오 는 단순한 사랑 연민 또는 선심 쓰는 사랑이 아니라 섬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섬김의 사랑이 있는 가정에는 불평이나 서운함이나 불만이 없어지고 기쁨과 평화가 자리할 것이다. 또한 사랑과 섬김의 기쁨을 가정 본당 직장에서 그리고 만나는 이웃들에게 실천할 때 기쁨의 향기는 점차 퍼져나가 살 맛 나는 세상이 되게 할 것이다.
 나눔은 부유한 이들뿐만 아니라 평범하고 가난한 이들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선심쓰는 것이 아니라 주님 명령이다. 냉수 한 잔이라도 주님 이름으로 줘야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나눔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때로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또는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작은 행동으로도 이뤄진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한다 는 한 마디에 삶의 힘과 기쁨을 얻는다. 직장생활에 지친 남편은 아내의 격려를 통해 새로운 용기를 갖는다.

 우리 모두 웃으며 살자. 우리는 웃을 이유가 충분히 있다. 하느님이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사실 우리를 하느님 자녀라는 고귀한 지위로 높여줬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크고 작은 걱정거리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삶은 잠시 지나가버리는 인생이며 본향인 하느님께 돌아가는 순례 인생이다. 내 머리로 무엇을 해결하려하지 말고 하느님께 당신 뜻이 무엇인지 간구하자. 그러면 내 마음도 훨씬 가벼워지고 맑은 정신에 하느님 지혜를 얻게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 기도 중이거나 고통 중이나 평범한 일에서나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분 사랑을 깨달을 때가 있다. 「팡세」를 쓴 파스칼이 그랬다. 이번 사순시기에 그와 같은 체험을 하기 바란다.
 우리가 하느님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먼저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 곁에 계신다. 우리는 곁에 계시는 그분을 만나기만 하면 된다. 우리 귀와 눈이 우리 아집과 이기심 교만으로 가려져 있어 바로 곁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 사순시기에 강조하는 기도와 절제의 삶은 우리 눈에 끼인 때를 씻어내 그분을 제대로 보고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베네딕도 성인은 사순시기에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파스카 축일을 기다릴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영적 갈망 은 사랑의 주님과 만나는 것이고 그래서 주님의 파스카가 나의 파스카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갈망이다. 그런 갈망은 사랑과 섬김과 나눔의 기쁨을 통해 사순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따뜻이 돌보아주시나이까! 제가 인간이라는 것을 늘 깨닫게 해주소서. 제가 사랑과 섬김과 나눔을 통해 당신이 주시는 기쁨과 평화를 맛보게 하소서. 아멘.

정리=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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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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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8장 28절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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